[뉴스토마토 조용훈 기자] 산업통상자원부가 북한에 원자력 발전소를 건설하는 방안을 검토했다는 논란에 대해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각 부서별로 다양한 실무 정책 아이디어를 검토하는 과정에서 나온 내부 검토 자료로 정부의 공식입장이 아니라는 점이 명시돼 있다는 입장이다.
신희동 산업부 대변인은 3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이 같은 내용의 ‘북한 원전 건설 추진 논란 관련 산업통상자원부 입장문’을 발표했다.
최근 불거진 북한 원전 추진 논란과 관련해 신희동 대변인은 "산업부내에 있는 보고서 '북한지역 원전건설 추진방안'의 내용과 작성 경위 및 작성 이후의 경과 등을 확인한 결과, 정부가 북한에 원전을 지어주려고 했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님을 확인했다"고 언급했다.
입장문에서는 “산업부 내에 있는 보고서 ‘북한지역 원전건설 추진방안’의 내용과 작성 경위 및 작성 이후의 경과 등을 확인한 바, ‘정부가 북한에 원전을 지어주려고 했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님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신 대변인은 "최근 한 방송사가 공소장의 내용을 보도하면서 공무원이 삭제한 목록을 공개함으로써 '북한 원전 건설'과 관련한 논란이 불필요하게 확산되고 있어, 현재 재판이 진행 중인 사안임에도 불구하고 필요한 최소한의 범위 내에서 입장을 밝히고자 한다"고 말했다.
북한 원전 건설 추진 의혹은 산업부 공무원들이 삭제한 530개 파일 목록이 공개되면서 불거졌다. 지난 28일 언론보도를 통해 공개된 공소장에 따르면 삭제된 파일들은 모두 '60pohjois' 라는 제목의 상위 폴더 안에 포함돼 있었는데, 'pohjois'는 핀란드어로서 '북쪽'을 의미한다.
특히 60 pohjois 폴더 밑에는 '북한 원전건설 추진방안'의 약자로 보이는 '북원추' 폴더가 있었고, 이 안에는 '북한지역 원전건설 추진방안', '북한 전력산업 현황 및 독일 통합사례', '북한 전력 인프라 구축을 위한 단계적 협력 과제' 등의 파일이 들어 있었다. 해당 파일들은 2018년 1차 남북정상회담과 2차 남북정상회담 사이인 2018년 5월에 작성된 것으로 파악됐다.
신 대변인은 "해당 문서의 작성배경을 파악해 본 결과 지난 2018년 4월27일 제1차 남북정상회담을 개최한 이후, 향후 남북 경협이 활성화될 경우를 대비해 산업부 각 부서별로 다양한 실무 정책 아이디어를 검토한 바 있고, 북한 원전 관련 문서의 경우도 에너지 분야 협력 아이디어 차원에서 검토한 산업부 내부 자료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해당 문서에 대해 신 대변인은 "동 문서는 본문 4쪽, 참고자료 2쪽 등 총 6쪽 분량으로 서문에 '동 보고서는 내부검토 자료이며 정부의 공식입장이 아님'을 명시하고 있다"며 "결문에서는 '북-미간 비핵화 조치 내용·수준 등에 따라 불확실성이 높아 구체적 추진방안 도출에 한계가 있으며, 향후 비핵화 조치가 구체화된 이후 추가검토 필요'라고 검토의 한계를 기술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문서의 내용도 북한 지역 뿐 아니라 남한 내 여타 지역을 입지로 검토하거나, 남한 내 지역에서 원전 건설 후 북으로 송전하는 방안을 언급하는 등 그야말로 구체적인 계획이 없는 아이디어 차원의 다양한 가능성을 기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끝으로 "동 문서는 추가적인 검토나 외부에 공개된 적이 없이 그대로 종결됐다"며 "이 사안은 정부정책으로 추진된 바 없으며 북한에 원전 건설을 극비리에 추진했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고 재차 강조했다.
한편 앞서 검찰은 지난달 23일 공용전자기록 등 손상·감사원법 위반·방실침입 혐의로 국장급 A(53)씨 등 산업부 공무원 2명을 구속 기소하고, 다른 국장급 공무원 B(50)씨를 불구속 기소했다. 이들에 대한 재판은 오는 3월에 열릴 예정이다.
산업통상자원부가 정부의 '북한 원전 건설 추진' 의혹과 관련해 사실이 아니라고 31일 밝혔다. 사진은 지난 3일 오전 정부세종청사 산업통상자원부 원전산업정책과에서 직원들이 이동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세종=조용훈 기자 joyonghu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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