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응태 기자] 간편결제 시장 확대에 맞서 카드사들이 결제앱을 업그레이드했지만 삼성페이 등 기존 간편결제 업체를 뛰어넘지 못하고 있다. 잦은 결제 및 인증 오류로 소비자 불만이 끊이지 않아 저변 확대에 어려움을 겪으면서다.
17일 SK그룹 계열 광고업체 '인크로스'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간편결제·송금앱 순이용자수를 분석한 결과 삼성페이가 1371만명으로 1위를 차지했다. 지난해 7월부터 사용자가 계속해서 증가하는 추세다. 뒤를 이어 토스가 1284만명으로 2위에 랭크됐다.
이어 △ISP·페이북(852만명) △신한페이판(819만명) △페이코(479만명) △카카오페이(468만명) △KB페이(434만명) △하나멤버스(348만명) △하나1Q페이(255만명) △SSG페이(181만명) 등의 순이었다. 은행앱 등을 제외하면 사실상 카드사 결제앱으로는 신한페이판, KB페이, 하나1Q페이를 제외하고 순위권에 들지 못했다. 더욱이 삼성페이와 이용자수를 비교하면 약 1.5~5배 가까이 차이가 난다.
지난해 월평균 순이용자수도 기존 간편결제 업체가 선두를 차지했다. 토스가 1440만명으로 1위를 기록했다. 전년 대비 11.8% 상승했다. 삼성페이는 1261만명으로 전년보다 14.7% 늘었다. 카카오페이의 경우 163.3% 증가한 245만명으로 집계돼 상승폭이 가장 높았다.
카드사 결제앱 월평균 순이용자수도 증가세를 보였다. KB페이는 전년 대비 19% 증가한 382만명, 신한페이판은 14.6% 신장한 730만명으로 집계됐다.
카드사들이 기존 간편결제 업체를 뛰어넘지 못하는 데는 불안정한 시스템 탓이 크다. 카드사 결제앱 이용자들은 오류가 반복되자 "차라리 삼성페이를 쓰겠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지난해 10월 새롭게 선보인 KB페이에선 교통카드 기능 오류가 많이 지적된다. 모바일 화면이 꺼진 상태에서 교통카드 결제가 안 되거나 배터리 절약모드에서 이용 제한되는 점이 불편하다는 의견이다. KB페이 한 이용자는 "승하차 태그 할 때마다 화면이 켜진 상태여야 해서 번거롭다"고 토로했다. 이에 최근 국민카드 측에서는 화면이 꺼진 상태에서도 결제가 가능하도록 서비스를 개선한다는 방침이다.
신한페이판 역시 결제 오류부터 복잡한 UI(User Interface) 등이 문제로 꼽힌다. 쇼핑몰 등에서 결제 시 신한페이판으로 넘어가는 과정에서 오류가 나타나거나, 서비스 제공 범위가 늘어나면서 소비자가 원하는 기능을 찾기 어렵다는 반응이다.
무엇보다 고객들은 범용성의 한계에 아쉬움을 느끼고 있다. 삼성페이 등과 달리 카드사 결제앱에서는 자사 카드만 등록해 결제할 수 있어서다. 신한·국민·우리카드는 은행 및 증권사 계좌 등으로 결제 수단을 확대하고 있지만 현재는 계열사만 가능한 상태다. 더 나아가 직접적인 경쟁 관계에 놓인 타 카드와 결제 수단 제휴를 맺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울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카드사 간 결제 수단 등록 제휴를 맺는 건 아직까지 어려운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김응태 기자 eung102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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