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우연수 기자] #1. 50대 워킹맘 A씨는 최근 서울시장 후보 관련 정치테마주에 눈을 돌렸다. 정치테마주는 특정 후보가 유력해질 경우 그날 바로 상한가를 치기 때문이다. A씨가 베팅한 테마주의 경우 최근 고점 대비 20% 떨어진 상태다. 후보 지지율을 따라 떨어지는 주가 수익률을 보면 착잡한 심정이다.
#2. 취업준비생 B씨(28세)도 정치테마주에 투자하는 방식으로 용돈벌이를 하고 있다. 정치테마주로 엮인 기업에 돈을 묵혀두면 언젠가는 오른다는 것을 학습했다. 물론 상장폐지까지 된 뼈아픈 경험도 있다. 테마주를 공략해 치고 빠지는 방식으로 주식 거래를 하하고 있는데, 확신이 들면 신용 거래를 하기도 한다.
그래픽/뉴스토마토
4월 보궐선거와 내년 대통령선거 등을 앞두고 정치권 시계가 빠르게 돌아가면서 정치 테마주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미국 국채금리 상승으로 증시 변동성이 커지면서 주가 수익률이 시원치 않은 투자자들은 정치인의 지연과 혈연, 학연 연결고리로 급등하는 테마주에 눈길이 쏠릴 수밖에 없다.
1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내달 7일 재·보궐 선거와 내년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특정 정치인과 학연·지연 등으로 엮인 테마주들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최근 정치 테마주의 뜨거운 감자는 윤석열 테마주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정치인은 아니지만 문재인 정부와 대립각을 세운 뒤 사의를 표하면서 대선 후보급으로 평가받고 있다.
윤 전 총장이 사의를 표명한 지난 4일 전후
서연(007860)과
덕성(004830)은 80~90% 급등했다. 이들 기업은 대표이사나 사외이사가 윤 전 총장과 서울대 법대 동문이라는 이유로 윤석열 테마주로 엮였다. 윤 전 총장과 같은 파평 윤씨라는 이유로 상한가를 친 기업들도 있다.
서울시장 후보로 나선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의원 관련주인 iMBC 주가는 작년 12월 말부터 꿈틀대기 시작해 단숨에 4000원대에서 1월 중순 7000원대까지 올랐다. 박 후보가 MBC 기자 출신이라는 이유로 테마주로 엮였다.
이처럼 정치 테마주의 경우 급등락이 심하기 때문에 투자자들은 '한 방'의 유혹에 빠지기 쉽다. 해당 종목이 특정 정치인과 관련이 없는 것을 알면서도 합리적인 기대보다는 막연한 행운에 기대 투자를 하는 것이다.
한방의 수익에 거는 기대가 큰 만큼 빚투(빚을 내 투자)에도 과감하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신용융자 잔고 비율이 높은 상위 종목에 정치테마주가 대거 포진해있다. 잔고비율 10위권 종목에 써니전자( 11.71%), 국동(9.69%), 콤텍시스템(9.29%), 수산중공업(9.24%), 남성(8.91%), 등이 이름을 올렸다.
전문가들은 정치테마주 투자로 손실을 입는 건 대부분 개인이라며 투자 주의를 당부하고 있다. 과거 정치테마주 수익 현황을 보면 기관은 고점에 팔고 나와 차익을 실현한 반면, 개인투자자는 매도 시점을 잡지 못하고 손실이 컸다.
우연수 기자 coincidenc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