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용훈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임명 74일 만에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의 사의를 사실상 수용하면서 정부가 추진하는 ‘2·4 공급대책’에 대한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특히 공공이 주도하는 정책 특성상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태로 악화된 국민여론을 고려할 때 정부로서도 무작정 밀어붙이기 부담일 수 있다. 아울러 정부합동 특별수사본부가 수사에 속도를 내면서 향후 LH·국토부 등 관련자들의 투기 사실이 추가로 드러날 경우 2·4 대책에 대한 국민 불신은 극에 달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14일 청와대·정부·국회 등의 말을 종합하면, 변창흠 국토부 장관에 대한 정식 사퇴는 ‘2·4 공급대책’에 대한 기초작업까지 마무리한 후 4월 초 교체 가능성이 높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도 사의를 표명한 변창흠 장관에 대해 2·4 공급대책에 대한 기초작업까지 마무리할 것을 주문한 상태다. 즉, 3월 임시국회 이후까지는 '시한부 장관'으로 활동하면서 우수 후보지 선정, 신규택지 관련 정책 등의 변창흠호 가동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LH 사태로 변창흠호의 주택 공급정책에 대한 불신 여론은 더욱 나빠질 수 있다는 게 정부 안팎의 시각이다. 특히 3기 신도시와 관련해 공공주택지구 토지주로 구성된 '공공주택지구 전국연대 대책협의회'(공천협)는 전면 백지화를 촉구하고 있는 상태다. '3기 신도시를 철회해달라'는 청와대 국민 청원에는 이미 7만명 넘게 동의했다.
정부 관계자는 "투기의혹에 대한 수사가 진행 중이니 투명하게 드러날 것이다. 단 부동산 시장 안정화라는 목표에는 흔들림없이 추진하겠다는 것이 정부의 입장"이라며 "정부 공급대책에 대한 신뢰가 흔들릴까 염려되는 부분이 있다. 정책 불신이 집값 불안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악영향 요인을 면밀히 볼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지정취소에 따른 매몰비용이 필요 없는 곳은 지정 취소를 검토해야 한다"며 "광명·시흥지구의 경우 7만 가구가 공급되는데, 단기 실현도 어려울뿐더러 추진되더라도 실익이 크지 않다"고 조언했다.
이은형 연구원은 "공공주도 공급은 공공이 민간보다 청렴하다는 전제에서 출발한다"며 "공공부문 종사자가 부동산투기에 참여했다는 사실만으로 공공과 부동산정책의 신뢰도가 흔들리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자칫 2·4대책 지연에 따른 시장 불안도 우려되는 대목이다.
고준석 동국대 겸임교수는 "공급에 차질이 생기면 기존 아파트 가격은 어김없이 더 오를 것"이라며 "LH 사태는 그것대로 처리하고, 기존 공급일정은 예정대로 진행해야 시장 가격 안정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값 상승폭은 2·4 대책 발표 직전 0.10%(2월1일 기준)에서 이번주 0.07%(3월11일) 까지 축소된 상황이다.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이 지난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고개를 숙이고 있다. 사진/공동취재
세종=조용훈 기자 joyonghu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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