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지영 기자] 철광석 가격이 52주 최고가를 경신하며 상승세를 꾸준히 유지하고 있다. 철강 감산에 돌입한 중국이 예상만큼 생산량을 줄이진 않으면서 지난달 주춤했던 가격이 다시 고공행진 하는 것으로 보인다.
21일 산업통상자원부 원자재가격정보에 따르면 전날 중국 칭다오항에서 수입한 철광석 가격은 톤(t)당 189.61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2011년 2월 191.7달러 이후 10년 만에 최고 기록이다. 아울러 전날보다는 4.3%, 전주보다는 11.18% 오른 가격이다. 1년(52주) 전보다는 무려 116.8% 높다.
철광석 가격은 지난해 4월 82.2달러로 최저점을 찍은 후 꾸준히 오르고 있다. 지난해 10월 100달러를 돌파한 뒤 올해 들어서는 150달러 이상을 유지 중이다. 특히 최근 들어 오름세가 가파르다. 지난 19일 180달러를 돌파한 뒤 역대 최고 기록인 191.7달러 경신을 눈앞에 두고 있다.
가격이 고공행진 하는 건 주요 생산국인 중국이 대규모 경기 부양책을 펴면서 철강 제품 수요가 늘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세계철강협회(WSA)는 최근 발표한 보고서를 통해 올해 중국의 철강 수요가 지난해보다 3%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WSA는 지난해 10월 보고서에서는 올해 중국의 철강 수요가 0% 증가할 것이라고 예상했는데, 이를 상향 조정한 것이다. WSA는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중국의 철강 수요 증가율을 0~1% 수준으로 보수적으로 전망해왔다.
포스코 광양제철소 제1용광로에서 쇳물을 생산하는 모습. 사진/뉴시스
아울러 탄소 배출 저감 정책의 일환으로 추진 중인 중국의 철강 생산 감산 조치가 예상보다 더뎌 수요가 꾸준하다는 분석도 있다.
중국의 감산 정책이 시행되자 지난달 철광석 가격은 170달러대에서 157달러까지 떨어진 바 있다. 하지만 이달에는 다시 생산량이 늘고 있다. 중국의 지난달 조강(쇳물) 생산량은 9402만톤으로 지난해 3월보다 19.1% 증가했다.
철광석 가격이 10년 만에 최고점을 찍으면서 국내 철강사들 또한 계속해서 제품 가격을 올릴 것으로 보인다.
블룸버그 등에 따르면 지난주(16일 기준) 국내 열연 유통 가격은 톤(t)당 101만원을 기록하며 전주보다 5.2% 올랐다. 열연이 100만원대에 거래된 건 2008년 이후 처음이다. 열연은 쇳물을 가공해 얇게 만든 강판으로, 강관과 건축자재 등에 쓰이는 기본 철강 제품이다. 같은 기간 선박 건조에 주로 쓰이는 후판 가격도 전주보다 5.2% 오른 101만원을 기록했다.
수요가 꾸준한 데다 제품 가격까지 오르면서 철강사들은 올 1분기 눈에 띄게 실적을 개선할 것으로 예상된다.
포스코는 지난 12일 잠정 실적 발표를 통해 1분기 매출 15조9969억원, 영업이익은 1조5520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2011년 2분기 1조7000억원 영업이익 이후 10년 만에 최대 실적이다.
현대제철 또한 1분기 1748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며 흑자 전환할 것이란 전망이다. 매출이 전년 동기와 비슷한 4조8573억원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수익성을 크게 개선했다고 볼 수 있다. 동국제강은 이 기간 전년 동기 대비 32.8% 증가한 746억원의 영업이익을 낼 것으로 기대된다.
김지영 기자 wldud91422@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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