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유라 기자] 반도체 산업이 호황을 맞으면서 메모리 반도체인 D램 가격이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전 세계 D램 시장 점유율 70%를 차지하는
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000660)의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
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D램 가격은 비수기인 1분기부터 상승세를 보였다. 대만의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는 지난 1월 PC용 D램(DDR4 8Gb)의 고정거래가격을 전달보다 5% 상승한 3달러로 집계했다. 코로나19에 따른 재택근무 확산과 비대면 교육 등의 영향으로 반도체 수요가 몰려 D램 가격도 상승세에서 출발한 것이다. 같은 기간 아마존, 구글 등 클라우드 업체들이 구매하는 서버용 D램 가격도 3~5% 정도 올랐었다.
삼성전자 평택 반도체 공장 전경. 사진/삼성전자
연초부터 상승세를 보였던 D램 가격은 2분기에 들어서 본격적으로 뛰고 있다. 4월 PC용 D램 가격은 무려 26.67% 상승한 3.8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반도체 산업이 슈퍼사이클에 진입했던 2017년 1월(35.8%) 이후 가장 높은 상승폭이다. 서버용 D램도 제품별로 15~18% 올랐다.
기업들이 물량을 최소 3개월 이전에 계약하는 점을 감안하면 반도체 업계가 D램 가격을 장기적 상승세로 분석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반도체 가격 상승은 국내 반도체 기업에 호재다. 특히 전 세계 D램 시장에서 국내 기업의 점유율이 70%에 달하는 만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 증권가는 2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로 삼성전자는 10조5159억원, SK하이닉스는 2조6139억원을 제시했다.
특히 미국의 기록적인 폭설로 오스틴 파운드리(위탁생산) 공장이 멈췄던 삼성전자는 2분기에 반등을 노려야 한다. 삼성전자는 오스틴 공장 가동 중단으로 3000억~4000억원의 손실을 입었다. 이에 따라 1분기 반도체 사업에서 3조3700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는데 그쳤다. 전년 동기 대비 15.5% 하락한 수준이다.
삼성전자는 1분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2분기에는 메모리 제품 전반에 걸쳐 수요가 강세를 보이며 영업이익이 상당 부분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2분기 D램은 모바일에서 일부 부품 수급 문제에 따른 생산 차질 리스크가 있을 수 있으나 5G(5세대 이동통신) 시장 확대와 고용량화 덕분에 수요가 계속 견조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히기도 했다.
SK하이닉스은 반도체 호황에 대응하기 위해 내년 시설투자비(CAPEX) 일부를 앞당겨 올해 집행할 계획이다. 회사는 1분기 컨콜에서 "반도체 공급 부족으로 세계적으로 캐펙스가 늘어나는 추세"라며 "당사도 내년 캐펙스 일부를 하반기에 당겨 집행할 것"이라고 전했다.
최유라 기자 cyoora1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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