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백주아 기자] 올해 1분기 전세계 배터리 전기차 시장에서 중국 배터리 기업의 성장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중국 기업들이 자국 수요를 넘어 유럽 등 해외 시장 공략에까지 나서면서 전세계 배터리 시장의 주도권을 흔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9일 시장조사기관 SNE 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분기(1~3월) 전세계 전기차 판매 시장에서 중국 배터리 5사(CALT, BYD, CALB, AESC, Guoxuan) 점유율은 45.0%로 지난해 같은 기간(29.2%) 보다 15.8%포인트 높아졌다. 반면 K-배터리 3사(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006400),
SK이노베이션(096770))의 합산 점유율은 30.9%로 지난해 동기(37.8%)보다 6.9%포인트 낮아졌다.
사용량 기준으로도 중국 기업의 약진은 두드러졌다. 중국의 최대 배터리 회사 CATL의 사용량은 15.1기가와트시(GWh)로 지난해 같은 기간(3.6GWh)에 비해 320.8% 성장하면서 LGES을 따돌리고 전체 기업 1위를 기록했다. CATL 사용량 증가는 올해 1분기 전체 전기차 배터리 사용량(47.8GWh)이 전년 동기 대비 127% 늘은 것과 비교해 두 배 이상 차이가 난다. K-배터리 3사 합산 사용량(14.7GWh)와 비교해도 월등히 높다. BYD는 사용량이 3.2GWh로 전년 동기 대비 221.1% 늘면서 삼성SDI와 SK이노를 제치고 4위 기업으로 올라섰다.
박철완 서정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는 "CATL 배터리가 탑재된 테슬라 모델3가 유럽 시장에서 팔리고 있고, 샤오펑과 니오 등 중국 전기차 기업의 유럽 시장 진출도 활발히 이뤄지는 만큼 내수 시장을 넘어 중국 밖 시장 호조까지 더해질 경우 올해 안에 중국계 배터리 제조사가 시장의 ‘과반’을 달성할 가능성도 있다"면서 "올해 중국 내수용 모델Y에 CATL 삼원계 각형이 셀투팩(CTP)로 채용될 지 여부가 관전 포인트"라고 말했다.
전세계 전기차 배터리 수요는 지난해 130GWh에서 오는 2025년 626Gwh로 향후 5년간 연평균 37% 성장이 예상된다. 특히 유럽의 경우 지난해 사상 처음 중국 시장 판매 규모를 넘어서고 오는 2025년 절반 이상의 전기차가 유럽에서 판매될 것로 예상되는 가운데 중국 배터리 전기차 업체의 유럽 시장으로의 진출도 가속화하고 있다.
CATL은 해외 첫 공장인 독일 에르푸르트 공장에서 올해 연말부터 다임러와 BMW 등에 공급할 배터리 생산을 시작한다. 해당공장은 2025년 연간 생산능력 100GWh를 목표로 한다. 중국 5위 배터리 업체 파라시스는 메르세데스 벤츠와 전략적 협력관계를 맺고 독일 동부 비터펠트-볼펜에 약 6억 유로(한화 약 8115억원)투자해 배터리 공장을 건설 중으로, 파라시스는 지난 2018년 말 다임러와 140GWh규모 배터리 공급계약을 맺었다. BYD는 유럽 시장 진출을 위해 현지 공장 부지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전기차 업체들도 유럽시장 진출에 적극적이다. 중국 전기차 스타트업 니오는 지난 6일 첫 해외 시장으로 북유럽 노르웨이 진출 계획을 발표했다. 샤오펑 모터스도 지난해 12월 이미 유럽 시장에 발을 내디뎠다. 현재까지는 유럽 배터리 전기차 시장에서 국내 배터리 기업 의존도가 높지만 중국 기업의 유럽 진출이 늘어나면서 수년 내 순위가 크게 뒤바뀔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백주아 기자 clockwork@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