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용훈 기자] 정부가 반도체 사업의 필수원료인 초순수(Ultra Pure Water) 생산기술을 국산화한다. 이를 통해 해외 의존도를 낮추고, 제2의 일본 수출규제 조치 등 외부 변수에도 대비한다.
환경부는 한국수자원공사, 한국환경산업기술원과 함께 '고순도 공업용수 설계·시공·운영 통합 국산화 기술개발' 사업에 착수한다고 14일 밝혔다.
고순도 공업용수 설계·시공·운영 통합 국산화 기술개발은 지난 2019년 일본의 수출규제에 대응하기 위한 조치 중 하나로 추진됐다. 국산기술을 활용해 반도체 공정에서 사용되는 고순도 공업용수를 생산 및 공급하는 연구·개발(R&D) 사업이다.
초순수는 수 백개의 반도체 생산 단위공정 중에 나오는 부산물, 오염물 등을 세정할 때 쓰이는 필수 공업용수다. 초미세회로(nano meter, 10-9m)로 구성된 반도체를 세척해야 하기 때문에 총유기탄소량(TOC)의 농도가 10억분의 1(ppb) 이하일 정도로 고순도를 유지해야 한다.
그간 우리나라는 반도체 사용 용수의 약 50%를 차지하는 초순수 공업용수의 생산·공급을 일본 등 해외업체에 의존해왔다. 특히 공정설계, 초순수 배관, 수처리 약품을 일본에 의존하고 있어 수출규제 등 외부환경에 매우 취약한 상황이다.
때문에 환경부는 올해부터 고순도 공업용수 생산을 위한 핵심부품인 자외선 산화장치(UV)와 용존산소 제거용 탈기막 국산화 기술개발에 착수할 계획이다.
또 수자원공사는 2025년까지 하루에 2400톤의 초순수를 생산하는 실증플랜트를 실제 반도체 공급업체에 설치·운영한다. 초순수 생산 시설이 완료되면 반도체 설계·시공·운영 단계별로 쓰이는 초순수 공정의 최대 60%를 국산화할 것으로 기대된다.
공공기관과 관련 업계는 초 저농도 유기물 제거용 자외선 산화 장치, 초 저농도 용존산소 제거용 탈기막, 반도체 폐수를 이용한 고순도 공업용 원수 확보 등 5개의 세부 과제별 기술개발을 목표로 2025년까지 추진한다.
수공는 현재 실증플랜트 구축을 위해 수요처와 협의를 진행 중이다. 구축 및 활용계획 등을 검토한 뒤 실증플랜트 설치 대상지는 연내에 확정할 예정이다.
김동진 환경부 수자원정책관은 "고순도 공업용수는 반도체뿐만 아니라 제약·바이오·정밀화학 등 고부가가치 산업에서 수요가 점차 확대되고 있다"며 "이번 기술개발 사업이 차질없이 이행될 경우 해외 기술 의존도를 낮추는 동시에 국내 수처리 업계의 해외 시장 진출 기반을 마련하는 발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환경부는 '고순도 공업용수 설계·시공·운영 통합 국산화 기술개발' 사업에 착수한다고 14일 밝혔다. 사진은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018년 10월4일 충북 청주 SK하이닉스 반도체공장 M15 준공식 행사를 마친 후 생산 클린룸을 바라보며 설명 듣고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세종=조용훈 기자 joyonghu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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