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준형 기자] 국내 증시는 중국 정부의 플랫폼 기업 규제 강화와 코로나19 확산, 피크아웃(경기정점) 등에 대한 우려로 순환매 중심의 박스권 등락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완화적 통화정책을 재확인하면서 테이퍼링에 따른 유동성 위축우려감은 줄었으나, 중국 리스크에 따른 외국인 자금 유출을 주시할 필요가 있다.
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증권가에서는 단기 코스피 예상 밴드를 3200~3320선으로 전망했다. 중국 리스크와 함께 코로나19 재확산, 피크아웃에 대한 우려가 여전하지만 미국의 경기회복과 완화적 통화정책 기조, 2분기 국내 기업들의 긍정적인 실적이 하방을 지지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의 플랫폼 기업 규제 강화는 외국인 수급 측면에서 국내 증시에 부정적 요인이다. 중국 정부는 작년 10월 알리바바 창업자 마윈의 정부 공개 비판 이후 반독점 등의 명분을 앞세워 민영 기업들을 규제하고 있다.
지난해 알리바바의 앤트그룹 상장 철회부터 시작된 중국 정부의 핀테크 및 반독점 규제는 지난달 디디추싱의 미국 증시 상장 이후 데이터 안보와 해외 상장에 대한 감독 규제로 강화됐다. 최근 들어 사교육·음원·음식 배달 플랫폼 등으로까지 확대되면서 중국증시도 곤두박질치고 있다.
중국의 기업 규제에서 고려해야 할 리스크는 한국 증시에서의 외국인 매도다. 중국 금융시장 불안과 신뢰성 하락은 위안화 약세로 연결되고 있다. 원화도 동반 약세를 보이면서 신흥국 패시브 자금 유출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온다.
한대훈 SK증권 연구원은 “중국시장의 불안감이 커지면서 위안화 약세가 나타나고 있고, 이는 신흥국 통화 약세와 신흥국 투자자금 유출로 이어질 수 있다”며 “가뜩이나 외국인 자금이 빠지고 있는 상황에서 중국의 규제소식으로 인한 추가적 자금 유출 가능성은 부담스럽다”고 말했다.
연준의 완화적 통화정책과 국내 주요 기업들의 실적발표는 국내 증시 하방을 지지할 것으로 보인다. 연준은 7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팬데믹 우려에도 경제는 계속 나아지고 있고, 연준 목표치를 향해 진전하고 있다”며 테이퍼링 가능성을 시사했다. 다만 유동성 환경 지원을 위해 스탠딩 레포(금융기관에 유동성을 지원하는 상설 기구)를 도입하기로 했다.
박석현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연준의 스탠딩 레포 도입으로 유동성 위축 우려는 일정부분 경감될 수 있다”며 “오히려 불확실성 제거와 경기회복 본격화 측면에서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이번주(2~6일) 주요 이벤트로는 7월 한국 수출 실적과 미국 7월 ISM 제조업지수, 국내 기업들의 2분기 실적 발표가 예정됐다.
2일 발표될 7월 한국 수출 실적은 경기에 대한 긍정적인 시각을 뒷받침해줄 것으로 예상된다. 7월 수출 증가율은 전년동월 대비 30.9%로 여전히 높은 증가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경기 정점 논란이 불거진 만큼 같은날 발표될 미국 ISM 제조업지수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주요 지표들이 예상보다 양호할 경우 연준의 테이퍼링 가능성과 함께 경기 낙관론이 다시 힘을 받을 수 있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당분간 박스권 장세를 염두에 두고 종목장 대응이 필요하다”며 “2022년까지 장기 실적 전망이 양호한 업종을 중심으로 순환매 차원의 테마가 형성될 수 있는 주식을 선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중국의 플랫폼 기업 규제에 신흥국 증시에서 외국인 자금 유출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사진은 중국 베이징의 톈안먼 광장. 사진/뉴시스
박준형 기자 dodwo90@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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