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권유승 기자] 백신접종 부작용 중 하나인 아나필락시스를 둘러싼 보험사들의 보장 경쟁이 기승이다. 백신 부작용 보장 과장광고를 자제하라는 금융당국 경고에 코로나19 대신 알레르기를 강조한 마케팅이 부상하는 모양새다.
3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현대해상(001450)은 이달 어린이보험에 가입금액 200만원 수준의 아나필락시스 담보를 추가했다. 종합보험에는 응급실에 내원하지 않아도 보험금을 지급하는 아나필락시스 담보를 운영 중이다.
메리츠화재(000060)도 오는 4일 어린이보험에 아나필락시스 진단비 보장을 신설한다. 아나필락시스 쇼크로 진단이 확정되면 최대 200만원을 지급한다.
롯데손해보험(000400)은 이달 종합보험과 어린이보험에 신규 특약으로 각각 가입금액 300만원 수준의 아나필락시스 담보를 도입했다.
MG손해보험은 유병력자를 대상으로 한 간편건강보험에 최대 300만원의 아나필락시스 진단비 담보를 신설했다.
보험사들이 아나필락시스 담보를 줄줄이 선보이고 있는 건 코로나 백신 접종을 겨냥한 판매 전략으로 보인다. 아나필락시스 담보를 보험료 규모가 상대적으로 큰 주보험에 가입하도록 유인하는 미끼상품으로 활용한다는 분석이다. 아나필락시스 쇼크란 백신 접종, 음식물 등 외부 자극으로 인한 특정 항원에 반응하는 알레르기 질환이다.
다만 과장광고를 자제하라는 금융당국의 경고에 코로나를 내세운 마케팅은 누그러진 분위기다. 금융감독원은 최근 아나필락시스 보험을 '백신 보험'으로 마케팅하지 않도록 보험사들에게 권고하고 나섰다. 아나필락시스 담보는 명칭 그대로 아낙필락시스 담보만 보장할 뿐인데, 백신보험으로 둔갑할 경우 소비자들은 코로나 백신 관련 모든 부작용을 보장하는 줄로 착각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생명보험협회도 상품명이나 광고에 백신과 코로나 등의 문구를 쓰지 못하도록 보험사들에게 권고한 바 있다.
이에 기존 마케팅 방식으로 코로나, 백신보험 등의 키워드를 강조했던 보험사들은 코로나 대신 알레르기 반응을 앞세운 마케팅에 주력하고 있다. 아나필락시스 쇼크는 음식, 약물, 곤충, 혈액투석 등 백신 이외 다양한 요인으로 발생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KB손해보험의 경우 벌쏘임 등 벌초·성묘기간을 내세워 아나필락시스 담보를 연관짓기도 했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금융당국에서 공포마케팅, 코로나마케팅 등을 예의주시하고 있는 만큼 보험사들도 마케팅에 조심스러운 분위기"라며 "다만 소비자들이 아나필락시스 보장에 대해 오인하지만 않는다면 백신 접종 등의 불안감을 경감시킬 수 있는 긍정적인 상품으로 활용될 수 있다"고 말했다.
보험사들이 백신 부작용 중 하나인 아나필락시스 보장 경쟁을 벌이고 있다. 사진은 2일 서울 은평구 은평문화예술회관에 마련된 예방접종센터를 찾은 시민이 백신 예방접종을 받고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권유승 기자 kys@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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