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용식기자] 박모씨는 지난달 한 포털 업체 고객센터에서 전화를 받았다.
자신의 이름으로 음란성 메일이 배포돼 다른 회원들한테서 항의가 들어왔다는 것이다.
실제 메일함에 들어가 보니 같은 이유로 메일 이용이 차단됐다는 메시지가 떴다.
아이디가 해킹돼 보내지도 않은 스펨 메일이 박씨의 메일주소로 대량 발송된 것이다.
박씨는 "평소에 PC방에도 안가고 비밀번호도 정기적으로 바꿔주는 등 해킹 당할만한 행동을 하지 않았는데 이런 일이 벌어지니 어이가 없다"고 말했다.
결국 박씨는 포털측에 항의하고, 본인 인증을 다시해 차단을 풀었다.
최근 박씨처럼 이메일을 도용당해 메일이 차단되는 피해를 입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아이디 ‘jieuXXXXX’라는 다음 메일 이용자는 “수신확인함을 봤더니 내가 보내지도 않은 광고성 스팸메일이 발송돼 단체로 반송됐다”며 불쾌함을 표시했다.
또 아이디 ‘a34XX’라는 네이버 메일 사용자 역시 “발송하지 않은 메일에 대한 반송 메일이 계속해서 도착하고 있다”고 호소했다.
포털들은 이런 문제가 발생할 경우 보안 조치가 적용된 아이디로 로그인하고, 본인 정보를 재 입력하면 보안 조치를 해제해 주고 있다.
포털 업체측은 지속적으로 '비밀번호 수시로 변경하기'와 같은 개인정보보호 캠페인 등을 진행하고 있지만, 키보드 해킹 악성코드를 통한 도용에 대해서는 뾰족한 대책이 없다는 태도다.
네이버 관계자는 "보안 솔루션을 강화할 경우 사용자들의 인터넷 접속 속도가 느려질 수 있어 조치를 취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방송통신위원회에 따르면 이메일 해킹은 도용자가 취약사이트에서 회원들의 개인정보가 유출될 경우 이를 악용하거나, 키보드 해킹 악성코드를 통해 타인의 개인정보를 빼내는 두 가지 경우가 대부분이다
또 본인 정보 재입력만으로 쉽게 차단된 메일을 풀 수 있기 때문에 스팸 메일을 발송하고도, 보내지 않은 척 악용될 소지가 남아 있다.
오상진 방통위 개인정보보호윤리과장은 “포털 업체가 보안 모듈을 강화해 악성코드로부터 사용자를 보호하려는 노력을 할 필요가 있다”며 “사용자 역시 이에 적극적으로 협조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뉴스토마토 최용식 기자 cys712@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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