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로 안된다' K-배터리, 전지 제품 다양화 박차
LG엔솔, NCM 파우치·원통형에 더해 LFP 개발 나서
SK이노는 각형 개발 착수…대체 폼팩터 확보 차원
2021-09-06 06:03:08 2021-09-06 07:41:58
[뉴스토마토 백주아 기자] 국내 배터리 3사가 글로벌 전기차 시장 수요 대응을 위해 다양한 전지형 개발에 진력하고 있다. 삼원계 기반 파우치형·각형·원통형 등 각사 주력 리튬이온 이차전지 형번에 더해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개발에 나서는 등 새 선택지로 신규 고객사를 확보하겠다는 것이다.  
 
LG에너지솔루션 대전 기술연구원 연구원들이 LG엔솔 파우치형 배터리를 들고 있는 모습. 사진/LG에너지솔루션
 
5일 업계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분사 전 LG화학(051910))은 지난해 말부터 대전 기술연구원을 중심으로 LFP 배터리 개발에 나섰다. 주력인 니켈·코발트·망간(NCM) 삼원계 배터리에 더해 철(Fe) 기반 LFP까지 외연을 확장하려는 의도다.  
 
LG엔솔이 LFP 개발에 나선 것은 완성차 업체의 LFP 선호 경향 추세에 대응하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중국 업체들이 각형 LFP를 필두로 저가형·보급형 전기차 배터리 시장 공략을 가속화하는 만큼 주력인 파우치형 LFP 개발로 차별화를 꾀해 고객사의 니즈에 맞춰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려는 의도다. 현재 LG엔솔의 주력 전지형은 NCM 계열 파우치형과 원통형이다. 
 
LG엔솔 관계자는 "저가형 전기차를 중심으로 LFP 탑재 경향이 나타나고 있고 가격경쟁력 측면에서 LFP의 장점이 있는 만큼 당장 생산을 한다기 보다는 사업적으로 제품군을 확대한다는 측면에서 염두에 두고 있다"고 말했다.  
 
LG엔솔은 지난 6월 업계 최초로 4원계 배터리를 공개했다. 기존 NCM에서 코발트 함량을 줄인 대신 알류미늄을 첨가한 하이니켈 NCMA 배터리를 내년 상반기부터 양산한다는 계획이다. 제너럴모터스(GM)과의 합작사인 얼티엄셀즈가 미국 오하이오, 테네시주에 건설 중인 공장에서는 NCMA 배터리가 생산된다. 이 외에 실리콘 음극재를 적용한 제품과 차세대 전지인 리튬황 배터리와 전고체 전지 등을 개발 중이다. 
 
삼성SDI의 중대형 각형 배터리 제품. 사진/삼성SDI
 
삼성SDI(006400)는 각형과 원통형 배터리 성능 고도화에 집중하고 있다. 전기차 배터리에 들어가는 중대형 각형은 젠5(Gen.5)로 하반기부터 본격 출시된다. 젠5는 양극재 소재인 니켈 함량을 88%로 높여 1회 충전당 주행거리를 600㎞까지 끌어올린 하이니켈 배터리다. 젠5는 15분 충전시 용량 80%인 480㎞를 주행할 수 있는 최신 기술이 적용됐다. 특히 기존 배터리 대비 에너지밀도가 20% 이상 높고, 킬로와트시(KWh)당 배터리 원가는 20%가량 낮은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SDI는 젠5는 BMW, 스텔란티스, 폭스바겐 등의 고객사에 공급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SDI는 소형 원통형 배터리 대형화를 위한 개발도 본격화하고 있다. 지난해 테슬라가 46800(지름 46mm·높이 80mm) 개발 계획을 밝히며 배터리 업체들도 원통형 대형화를 위한 연구개발(R&D)에 나서고 있다. 현재 삼성SDI가 주로 생산하는 원통형 배터리는 18650(지름 18mm·높이 60mm)과 21700(지름 21mm· 높이 70mm)이다. 이재형 삼성SDI 소형전지전략마케팅 전무는 지난 7월 2분기 실적발표 후 열린 컨퍼런스콜에서 "주요 고객사와 협력해 고객 맞춤형 원형 기반 대형 배터리 폼팩터를 개발 중"이라고 밝혔다. 특히 제2의 테슬라로 불리는 전기차 스타트업 리비안이 원통형 배터리를 선호한다는 측면에서 원통형 배터리 개발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김승회 DS투자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이차전지 업체 중 원통형·각형 전지 분야에서 완성차 업체의 비용 축소 요구를 충족할만한 곳은 삼성SDI 외 소수에 불과하다”며 “소형 전지 사업을 통해 검증된 레퍼런스와 원가절감 능력을 바탕으로 원통형·각형 전지 채용 트렌드에 신규 수주에서 우위를 점할 것"이라 내다봤다. 
 
SK이노베이션의 파우치형 배터리. 사진/SK이노베이션
 
SK이노베이션(096770)은 주력인 파우치형에 더해 각형 배터리를 개발 중이다. 당장 상업화를 염두에 둔 것은 아니지만, 차세대 배터리 개발 경쟁력 강화와 대체 폼팩터를 확보하려는 차원이다. 이에 지난달 각형 배터리 부품 개발·구조 설계·조립·용접개발 분야 인력 확보를 위한 채용 공고도 냈다. 주요 고객사 폭스바겐이 각형 단일 단전지(unified prismatic cell)를 표준으로 채택한만큼 전지형 다양화로 장기 수주를 대비하려는 것으로 분석된다.  
 
SK이노는 파우치형 배터리 성능도 강화하고 있다. SK이노는 하반기부터 미국 조지아주 공장에서 생산한 니켈 함량 90% ‘NCM구반반’ 전기차 배터리를 포드 ‘F-150’에 독점 공급한다. 아울러 오는 2025년까지 양극재에서 순수 니켈 비중을 94%로 끌어올린 NCM 배터리 개발을 완성한다는 계획이다. 니켈 함량을 높이면 에너지 성능을 올릴 수 있어 강점이 있다. 이 외에도 그룹의 투자회사 SK(034730)는 최근 배터리 투자에 1조6000억원 쏟아부으며 미국 리튬메탈 배터리 생산 스타트업 솔리드에너지시스템(SES) 3대 주주 지위를 확보하기도 했다. 
 
백주아 기자 clockwork@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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