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 시장 사회주택 재구조화 부적절" 시민 공감 이어져
"공기업 한계 보완책, 다시 공기업에게 되돌리는 것 모순"
2021-09-08 15:44:53 2021-09-08 15:44:53
[뉴스토마토 박용준 기자] 서울시가 사회주택 사업 재구조화에 나선 가운데 서울시 시민참여 플랫폼인 ‘민주주의 서울’에 사회주택 재구조화에 반대하는 시민의 의견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5일 민주주의 서울의 시민 제안 코너에 A씨가 올린 ‘왜 SH는 사회주택을 위탁으로 운영했을까요’는 8일 오후 2시 기준 670명으로 700명 가까운 공감을 얻고 있다. 올해 올라온 제안 코너 의견 중 10번째로 많은 호응이다. 해당 의견 보다 공감이 많은 글들은 대부분 코론19 관련 글이다.
 
사회주택에 4년간 살았다고 밝힌 A씨는 글에서 “서울시의 사회주택이 저의 생활의 안전망이 돼 서울에서의 삶을 연속할 수 있었던 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모든 사회주택을 부실하고 부정한 곳으로 평가하는 시장님의 발언에 안타까움을 표한다”고 말했다.
 
이어 “SH가 직접 사업을 진행하지않고 위탁을 통해 사회주택을 운영한것은 다양한 가치를 추구하는 사회적기업 등 사회적경제 주체를 통해 그 속에 모인 시민들의 삶을 존중하려 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서울시에 사회주택의 활성화를 당부한 A씨는 자신이 살았던 사회주택에 대해 서로를 신뢰하는 공동체성을 바탕으로 운영됐다고 소개했다. A씨가 살았던 사회주택은 입주자들의 의견을 모아 플리마켓, 동아리 활동, 조합원 운동회를 진행하며 구성원들의 참여를 이끌어 냈다. 
 
A씨는 “구성원 개개인이 추구하는 가치를 면밀히 들여다 볼수 없었다면 실행하기가 힘들었을 프로그램들”이라며 “50명 규모의 조직, 10개가 운영하는 사회주택이 500명 규모의 SH 직접운영 사회주택보다 훨씬 활발하고 튼튼한 관계를 일으키는 사회주택이 된다고 확신한다”고 주장했다.
 
또 “오세훈 시장은 SH가 직접 운영하게 정책을 재구조화하겠다고 했으나, 적절한 솔루션이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공기업의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구성된 정책을 다시 공기업에게 복구시키겠다는 것은, 진단과 해결책이 모순되는 결정”이라고 덧붙였다.
 
A씨가 올린 시민제안엔 92건의 시민들 댓글이 달렸다. 댓글을 단 한 시민은 “주택 정책에 있어서는 여야가 나뉘어서는 안 된다. 전임시장 정책이기 때문에 사회주택을 부정하는 것은 서울시장의 올바른 태도가 아니다”라고 꼬집었다.
 
이외에도 “주거의 다양성을 위해서 사회주택 정책을 계속 지속가능할 수 있도록 시장님이 도와주세요”, “문제점이 있었다면 보완해 발전시키면 될 것을 전부 포맷하고 원점으로 회귀시키겠다는 발상 자체가 입주자 중심의 정책 결단이 아닌 것 같아 참으로 개탄스럽다”, “사회주택의 근본 취지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부당한 처사라고 생각한다. 좋은 정책이 이어지기를 바란다” 등이 달렸다.
 
민주주의 서울은 시민과 서울시가 함께 만드는 시민참여 플랫폼으로 시민이 제안을 올리면 30일 동안 50명 이상 공감을 받을 경우 부서 답변이 이뤄지며, 시민토론 공론장의 참여 인원이 1000명을 넘으면 시장이 답변한다.
 
민주주의 서울에 한 시민이 올린 사회주택 재구조화 반대 제안. 사진/민주주의서울
 
박용준 기자 yjunsay@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진규 온라인뉴스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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