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용훈 기자] 290만가구에 달하는 주거취약가구 중 정부의 실질적인 정책 지원을 받고 가구는 약 21%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거복지 예산이 해마다 늘고 있지만 주거지원정책이 여러 부처에 흩어져 있어 사각지대가 발생한다는 지적이다.
국토연구원이 13일 발표한 '주거취약계층을 위한 주거지원정책연계 강화 방안' 연구결과에 따르면 2019년 주거실태조사 기준 우리나라 주거취약가구는 약 290만가구로 나타났다. 이는 전국 2000만가구 중 14.7%다.
주거취약계층·일반가구 점유형태. 표/국토연구원.
이 중 자가에 거주하는 비율은 7.4%로 일반가구의 자가 보유율인 58%보다 월등히 낮았다. 또 일반가구는 전세가 15.1%, 보증금이 있는 월세 19.7%, 보증금 없는 월세가 3.3%지만 주거취약계층은 각각 32.7%, 40.9%, 15.7%를 보였다.
특히, 취약가구 대부분이 주거지원정책을 알고는 있지만 실제로 지원을 받고 있는 가구는 21%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원은 이 같은 현상의 주요 원인으로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하는 사업이 국토교통부, 보건복지부, 산업통상부, 농림축산식품부, 환경부, 기획재정부, 행정안전부, 여성가족부 등 여러 부처에 산재돼 있다는 점을 문제점으로 꼽았다. '부처 간 칸막이' 현상으로 인한 비효율, 정책의 일관성 부족 등으로 기관별로 대상 기준이 다르고 상호 정보 공유도 원활하지 않아 정책 사각지대가 발생했다는 분석이다.
기관별 연계·협력 시 어려운 점. 표/국토연구원
연구팀이 주거취약계층 관련 업무 담당자를 대상으로 연계·협력 현황을 조사했더니 실제 협력에 어려움이 있다는 반응이 나왔다. 이 중 연계할 수 있는 관련 부처와 담당자 불분명하다는 답변이 32.3%로 가장 높았고, 이어 부가적 업무 증가 25.8%, 예산 배정의 어려움 16.1%, 성과 귀속과 인센티브 불분명 14.5%, 정보시스템 접근성 문제 11.3% 순으로 어렵다는 응답이 많았다.
강미나 국토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주거지원정책을 유관 부처와 관련 기관이 연계·협력해 수행하기 위해서는 법 제도 정비, 재정 지원 확충 및 개선, 행정체계 및 거버넌스 개선, 데이터 정보시스템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세종=조용훈 기자 joyonghu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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