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마토 생활법률)교통사고로 사망한 피해자의 손해배상액
2021-09-17 06:00:00 2021-09-17 06:00:00
최근 강남 인근에서 발생한 교통사고로 인해, 오토바이를 운전하던 배달원이 사망한 사건이 발생한 바 있다. 정부 통계에 의하면 최근 4년간 교통사고 사망자 수는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추세이고, 이중 음주운전 사망사고 역시 감소하는 추세이다. 음주운전의 위험성에 대한 국민들의 경각심과 예방 노력이 효과를 발휘하는 것으로 판단한다. 다만 사회적 거리두기로 음식 주문 등 배달 서비스가 증가하여 오토바이 등 이륜차로 인한 교통사고 사망자는 증가하고 있다. 
 
교통사고로 인한 사망은 가해자의 과실이 인정될 경우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책임 문제를 수반한다. 피해자(통상적으로는 피해자의 가족)가 가해자를 상대로 손해배상청구를 하는 경우 그 손해는 적극적 손해, 소극적 손해, 정신적 손해 등 3가지로 구분된다. 
 
적극적 손해는 이미 가지고 있던 재산에 감소가 발생하는 것을 의미한다. 사망 전 치료비용이나 간호비용, 사망 후 장례비용 등이 이에 해당한다. 이에 반해 소극적 손해는 얻을 수 있었던 새로운 재산의 취득이 방해되는 것을 의미하며 보통 일실수입이라 한다. 정신적 손해는 유족 등이 겪게 되는 정신적 고통에 대한 일종의 위로금, 즉 위자료를 의미하는데 사망사건 이므로 정신적 손해는 대부분 인정된다. 
 
실무에서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소극적 손해, 즉 일실수입인데 그 구체적인 액수는 피해자의 ‘가동연한’과 ‘소득’ 등에 근거하여 산정된다. 여기에 피해자의 생계비는 공제되는데 통상 수입의 1/3 정도로 측정된다. 예를 들어 피해자가 살아있었을 경우 향후 10년 동안 연 3,000만원의 수입을 얻을 수 있었다면 일실수입은 예상 수입 3억원에서 생계비 1억원을 공제한 2억원으로 산정된다. 
 
여기서 가동연한을 몇 살까지로 인정하여야 하는지에 관하여 대법원은 전원합의체 판결(2018다248909)을 통하여 ‘일반육체노동을 하는 사람 또는 육체노동자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만 60세를 넘어 만 65세까지도 가동할 수 있다고 보는 것이 경험칙에 합당하다’며 기존의 견해(만 60세)를 변경한 바 있다. 
 
한편 소득 기준과 관련해서는 업종별, 지역별, 연령별 특성 등을 감안하여 평균 수입을 정하고 그를 기초로 산정하게 된다. 이 소득은 원칙적으로 사고 당시의 수익을 기준으로 하나, 장차 수익이 증가할 것으로 예측할 수 있는 객관적 자료가 있을 경우에는 그 수익도 고려되어야 한다. 이와 관련하여 최근 대법원은 ‘의사 국가고시에 합격할 가능성이 큰 의대생이 교통사고로 사망한 경우 전문직 취업자의 평균 수입을 기초로 손해를 배상해야 한다’고 판시한 바 있다. 
 
한국교통연구원에 의하면 교통사고로 인한 사회적 비용이 연 43조원에 이르고 있다고 한다.  GDP 대비 교통사고 비용은 미국, 일본, 영국 등에 비해 높은 수준으로, 지불하지 않아도 되는 비용을 치르는 셈이다. 교통위반행위에 대한 공익제보 활성화, 불법 운행 단속 강화가 필요하다. 또한 이륜차에 대한 안전장비 보급 및 캠페인·교육 실시 등 적극적인 관리가 이루어져야 한다. 이러한 범정부적, 범국민적 노력을 통해 ‘차량보다 사람을 우선하는 교통안전 문화’가 정착되길 기대한다.
 
이진우 법무법인 '강남' 변호사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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