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민우 기자] 추석 연휴 후 주말 신규 확진자가 첫 3000명대로 폭증하면서 10월 말 목표인 '위드(With) 코로나' 방역 전환이 불투명해질 전망이다. 추석연휴 기간 인구 이동량 증가의 여파가 이번 주부터 본격화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확진자 최다 ‘정점’을 예견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위드 코로나 전환을 위해 ‘환자 치료용 병상’, ‘의료인력 확보’, ‘경구형 치료제(먹는 코로나19 치료제)’의 쓰리트랙 방역망이 뒷받침돼야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26일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신규 확진자는 2771명이다. 확진자 수는 역대 최다 기록이었던 25일 3272명보다 501명 줄어든 수준이다. 하지만 국내 첫 코로나19 환자 발생 이후 두 번째 폭증이다.
정부는 지난 3일 현행 적용되고 있는 사회적 거리두기 조정안을 발표하며 "9월 20~23일 확진자 수는 최대 2300명 정점을 찍은 뒤 4차 대유행이 끝날 것"이라고 전망했으나 예측은 빗나갔다.
확진자 규모는 지난 25일 3000명대를 돌파하는 등 끝을 알 수 없는 모습이다. 특히 현재 확진자 수가 최다 정점이 아닐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코로나19 잠복기가 평균 5~7일인 것을 고려하면 이번 주 상황은 더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
아울러 10월 초 주말을 낀 개천절과 한글날 연휴기간의 인구 이동량 증가로 확진자 폭증을 더욱 가중시킬 전망이다. 지난 7~8월 수도권에 집중됐던 확진자는 여름휴가 기간을 거치며 비수도권 곳곳으로 확산된 바 있다.
감염병 전문가들은 추석연휴 기간 인구 이동량 증가의 여파가 이번 주부터 본격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추석 이동량 증가에 대한 결과(확진자 수)는 오는 28~30일에 걸쳐 나올 것"이라며 "10월 초에도 확진자 수가 더 커질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최재욱 고려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도 "추석 연휴 이전부터 서울을 중심으로 수도권 확진자는 조금씩 증가해왔다"며 "일주일 정도 상황을 들여다보며 판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위드 코로나 전환을 위해서는 '환자 치료용 병상', '의료인력 확보', 먹는 코로나19 치료제인 '경구형 치료제' 등의 전제조건이 요구되고 있다.
마상혁 대한백신학회 부회장은 "위드 코로나 전환을 위해서는 중환자 관리용 병실, 의료인력의 확보가 필요할 것"이라며 "환자 치료용 의료기기는 대여가 되지만 의료인력들이 근무지가 아닌 다른 병원에서 근무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나라의 중환자 발생 시 보건의료체계가 유지되는 범위를 정하고 이를 바탕으로 위드코로나 전략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재욱 교수도 "가장 중요한 것은 위드 코로나로의 전환 과정"이라며 "치명률이나 위중증 환자가 얼마나 증가하는지, 치료하는 데 문제는 없는지를 잘 살펴야 한다"고 말했다.
천은미 교수는 "백신 접종률 70%는 기본이고 80%에 육박해야 안정적으로 의료체계가 받쳐줄 수 있다"며 "본격적인 위드 코로나는 경구 치료제가 우리나라에 도입됐을 때, 집에서 약을 먹고 좋아지는 상태가 돼야 일상 복귀가 가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부도 먹는 코로나19 치료제가 유행 판도를 바꿀 '게임체인저(Game Changer)'가 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김부겸 국무총리는 이날 "함부로 단정 지을 수는 없지만 빠르면 연말 미국에서 먹는 치료제가 나오면 상대적으로 역병과 싸움에서 인류가 유리한 위치가 되겠다"며 "그러면 우리가 생각하는 코로나 이전의 소중한 일상으로 되돌아가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정부는 경구용 치료제 구매 등 관련 예산으로 올해 추가경정예산안 168억원, 2022년 정부 예산안에 194억원 총 362억원을 편성한 상태다.
26일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신규 확진자는 2771명이다. 사진은 선별진료소 모습. 사진/뉴시스
세종=이민우 기자 lmw383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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