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용윤신·김충범·조용훈·정서윤 기자] 미국의 델타 변이바이러스 확산, 중국의 전력난 가중, 국제 유가·원자재 가격 상승, 글로벌 공급망 차질, 인플레이션 등 복합적인 악재로 인해 한국 경제의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는 대응 마련이 절실해지고 있다.
경제전문가들은 글로벌 리스트의 '병목현상'을 정부 정책으로 풀기에는 한계가 있는 만큼, 자원 확보에 총력할 수 있는 '자원외교 강화'와 '물가 관리'에 더욱 고삐를 죄야한다는 조언을 내놓고 있다.
특히 정부가 선을 긋고 있지만, 인플레이션을 넘어 스테그플레이션 우려가 크다며 시중에 풀린 유동성 회수를 통해 인플레이션을 잡아야한다는 목소리를 내놓고 있다.
19일 <뉴스토마토>가 6인의 경제전문가를 대상으로 경제 리스크와 관련한 긴급진단을 종합한 결과, 글로벌 공급망 차질과 인플레이션 문제는 내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정부가 움직일 수 있는 정책 카드 중에서는 '자원외교 강화'와 '물가 관리'에 대한 선제적 대응이 요구됐다.
오정근 건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가장 큰 문제는 LNG(액화천연가스)가격과 석유가격이 올라가면서 에너지로 인한 인플레이션이 유발되고 있다는 점"이라며 "세계 공장인 중국이 전력난을 겪고 있는데 중국 성장률이 1% 떨어지면 우리나라 성장률이 0.5% 정도 떨어지는 효과가 있다. 인플레이션을 넘어 스테그플레이션 우려도 크다"고 말했다.
자원 부족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묘수도 주문했다.
김태기 단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우리나라는 희토류, 특수금속 등 사실상 원자재가 매우 부족한 국가다. 자원외교를 강화해 자원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는 것이 경제의 부침을 막을 수 있는 것이 해법이라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오정근 교수는 "공급 부족으로 인한 인플레이션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가격이 싼 원자력발전소 가동을 더 시켜야 한다. 또 해외에 나가있는 우리나라 기업을 돌아올 수 있도록 하는 정책을 펼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명헌 단국대 경제학과 명예교수는 "병목현상이라는 것은 하루아침에 되는 것도 아니고 정부가 어떤 정책적으로 풀기도 애매하다. 하지만 물가 관리는 정부에서 해야한다. 특히 생활물가, 농산물 등에 대해서는 컨트롤 해야한다"고 언급했다.
이어 "농산물 가격 같은 것은 비축물자를 푼다거나 해서 할 수 있다. 나머지는 단시간에 해결될 문제도 아니고 더군다나 코로나가 아직까지 해결된 것은 아니기 때문에 그런 것이 쉽게 풀릴 것 같지 않다"고 진단했다.
인플레이션을 자극하고 있는 유동성 문제도 지목했다.
양준모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정부가 물가를 잡기보다는 어느 정도 물가를 용인하는 측면으로 가서 그게 지금 우리 서민들의 부담으로 안겨주고 있다. 통화 당국이 금리를 정상화시켜 유동성을 회수하면서 물가 안정을 도모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홍우형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도 "유동성에 대한 문제는 물가 뿐 아니라 다양한 문제가 겹쳐 있어서 긴축을 하면서 시중에 풀린 돈을 거둬야 한다. 지금 돈을 너무 많이 풀었고 내년에도 확장재정을 이어간다고 하는데, 유동성으로 인한 인플레이션은 쉽게 사그라들 것 같지는 않다"고 말했다.
우석진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는 "장기적으로는 시장메커니즘이 해결해 줄 것으로 보이는데, 이 과정에서 정부는 규제를 완화해 시장 조정이 원활하게 작용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고 설명했다.
김태기 교수는 "현재 코로나19 사태 등으로 상황이 어렵지만 기업 근로자들의 임금 근로 인상과 기업의 제품 가격 상승도 현재로서는 어느 정도 제어돼야 한다"며 "그렇지 않다면 기대인플레이션 상승으로 이어져 고물가 기조가 계속 지속될 수밖에 없다"고 조언했다.
강명헌 교수는 "코로나도 완전히 풀리지 않았기 때문에 해외 근로자들이 자유롭게 움직이지 못한다. 코로나가 많이 풀리면서 노동 공급도 점진적으로 풀릴 것이겠지만 어떤 특별한 조치가 어려워 당장 해결될 것 같지는 않아 보인다"고 전망했다.
세종=용윤신·김충범·조용훈·정서윤 기자 yony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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