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전보규 기자] 카카오와 김범수 카카오 의장의 신뢰도가 크게 하락했다. 골목상권 침해가 논란이 된 데다 이와 관련해 국정감사장에 여러 번 불려 나와 지적을 받는 모습이 두드러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1일 <뉴스토마토>와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 한국CSR연구소가 발표한 '대한민국 대기업 신뢰지수'에 따르면 2021년 3분기 대기업집단 신뢰도 일반인지 부문에서 조사대상 30개사 중 중상위권을 중심으로 18개사의 신뢰도가 상승했다. 일반인지 지수는 대기업집단 각각에 대해 신뢰하는 정도를 7점 척도로 평가한 뒤 -100~100점으로 환산한다.
삼성(46.4)은 지난 조사에 이어 이번에도 1위를 차지했다. 지수는 3포인트 올랐다. LG(46)도 2위 자리를 지켰다. 지수가 4.5포인트 상승하면서 삼성과의 격차는 축소됐다. 현대자동차(33.5)와
SK(034730)(30.2)는 각각 1계단씩 순위를 높이면서 3·4위에 이름을 올렸다. 이어 GS(28.7),
신세계(004170)(26.3), 네이버(26.3), CJ(25.5), 현대중공업(25.4),
현대백화점(069960)(24.2) 순이다.
3위였던
카카오(035720)(22.2)는 지수가 가장 큰 폭(6.4)으로 떨어지면서 순위가 11위로 내려왔다. 카카오는 줄곧 3~4위를 유지해왔다.
카카오의 신뢰도 급락에는 골목상권 침해 논란이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는 문어발식 사업 확장을 통해 골목상권을 장악하고 있다는 거센 사회적 비판을 받았고 이를 해소하기 위해 사회적 책임 강화 방안을 내놓기도 했다. 카카오모빌리티 스마트 호출 서비스 전면 폐지, 기업 고객 대상 꽃·간식·샐러드 배달 중개 서비스 중단 등 논란이 된 사업을 접고 혁신 사업 중심으로 재편하겠다는 내용이다. 하지만 발안 발표 이후에도 미흡한 조치란 비판이 계속됐다.
김범수 카카오 의장은 이와 관련해 국감장에 여러 차례 국감장에 불려 나왔고 의원들의 질타를 받고 고개를 숙이는 모습이 연출됐다. 김 의장은 국감에서 "2, 3년 전부터 수익을 내기 시작하면서 저 자신은 물론 공동체 CEO들도 성장에 취해 주위를 돌아보는 것을 간과하는 실수를 저질렀다"며 "좀 더 카카오의 위상에 걸맞은 사업을 할 수 있도록 진지하게 고민하는 기회로 삼겠다"고 말했다.
김범수 카카오 의장이 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의 중소벤처기업부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잠시 눈을 감고 있다.사진/뉴시스
일반일지 지수 총수부문에서 김 의장의 신뢰도 하락도 두드러졌다. 김 의장은 지난 조사보다 지수가 13포인트 떨어졌고 순위도 13계단 추락하면서 17위로 내려왔다. 이번 조사에서 전체 총수의 신뢰도는 평균 0.2포인트 하락했다.
신동빈 롯데 회장은 총수 일반인지 지수가 가장 큰 폭으로 올랐다. 디자인경영센터를 신설하고 직급 체계를 간소화하는 등 혁신에 나서고 있는 데다 SNS에서 국내 패션 스타트업의 9만원대 신발을 신은 사진이 크게 화제가 되는 등 친숙한 이미지가 부각됐기 때문으로 보인다. 다만 신 회장의 신뢰지수는 마이너스 8.2로 부정적 영역에 있고 순위는 26위로 최하위권에 머물렀다.
총수 일반인지 지수 1위는 구광모 LG 회장이 차지했다. 23회차 연속 최고 자리를 지킨 것이다. 이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정의선 현대차 회장,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 구자홍 LS 회장 순으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는 전국 17개 시도에 거주하는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지난달 15일부터 17일까지 3일간 구조화된 설문지를 이용해 온라인패널 조사로 진행했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이다.
전보규 기자 jbk880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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