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승진 기자] 미국 식품의약처(FDA) 자문위원회가 제약사 머크가 개발한 코로나19 경구용 치료제를 승인하라고 권고했다. FDA가 자문위의 권고를 받아들이면 머크의 치료제는 최초의 먹는 코로나 치료제가 된다. 코로나 긴급 상황을 고려한 결정이지만, 아직 안전성이 충분히 검증되지 않았다는 우려도 나온다.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FDA 자문기구인 항균제자문위원회(ADAC)는 이날 머크의 코로나19 치료제 승인 권고를 결정했다. '몰누피라비르(Molnupiravir)'라 불리는 이 알약은 의사의 처방을 받아 약국에서 구매해 환자가 집에서 복용하기 때문에 정맥 주사 형태의 기존 치료제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공급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자문위는 "머크 치료제의 위험보다 효용이 앞선다"고 밝혔지만, 다수의 자문위원들이 효능과 안전성에 의구심을 제기해 우려를 낳고 있다. 자문위는 찬성 13표, 반대 10표라는 근소한 차이로 사용 승인 권고를 결정했다. 표결 전 여러 시간에 걸쳐 잠정적 부작용 등을 논의했지만, 여전히 의견차가 좁혀지지 않았다.
경구용 코로나19 치료제 '몰누피라비르'. 사진/뉴시스
몰누피라비르 임상시험 결과 임신한 쥐의 배아에 선천적 장애를 유발시키는 등 치명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자문위원 중 한명인 생커 스와미나선 박사는 “출산 장애 위험 등에 관해 충분히 연구되지 않았다”며 반대 의사를 드러냈다.
또 다른 자문위원인 제임스 힐드레스 박사는 "이 약은 1만분의 1 또는 10만분의 1의 아주 낮은 확률일지라도 백신을 회피할 돌연변이를 유도할 가능성이 있다"며 "실제 전 세계에 재앙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당초 머크는 몰누피라비르가 코로나19 입원과 사망 위험을 약 50% 낮춘다고 밝혔었지만, FDA에 제출한 최종 임상 자료에서는 그 가능성을 30%로 하향 조정한 바 있다.
FDA가 자문단의 권고를 받아들여 몰누피라비르의 사용을 긴급승인하면 머크는 300만회차 분을 곧바로 미국 정부에 제공하게 된다. 미국 정부는 FDA 승인이 나오기 전 이미 이 치료제에 대해 170만명분을 사전 구매한 바 있다.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 오미크론 유입 차단을 위해 남아공 등 8개국 발 외국인 입국이 제한된 29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에서 방호복을 착용하고 입국한 외국인들이 행선지 이동 수단 등을 확인하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조승진 기자 chogiz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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