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전보규 기자] 국내 자동차 업계에서 미래차를 통해 수익을 내는 기업이 20%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래차 부품 하나를 양산하는데 까지는 최대 5년이 걸리고 수익 확보에는 3년 이상이 걸리는 경우가 많았다. 자동차 업계는 미래차 전환을 위한 연구개발과 설비투자 확대 필요성을 느끼고 있지만 자금조달에 애를 먹고 있는 상황이다.
14일 자동차산업연합회는 제21일 자동차산업 발전 포럼을 통해 자동차업계의 미래차 전환 실태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국내 완성차 및 부품사 300곳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미래차 관련 제품을 생산 또는 개발하고 있다고 응답한 기업은 43.7%인 131개사다.
미래차 분야에서 수익이 발생한 곳은 60개사로 20%였다. 미래차 분야에 진출한 기업만 놓고 보면 절반에 못 미치는 45.8%로 조사됐다. 미래차 분야에 진출한 기업 중 57.3%는 수익발생까지 3년 이상이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미래차 관련 부품 1종을 생산하는 데 필요한 비용은 평균 13억1400만원이다. 소요기간은 평균 13개월, 최장 60개월로 조사됐다.
서울 마포구 상암 자율주행자동차 시범운행지구에서 시민들이 미래모빌리티 시승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자동차업체들은 R&D와 설비투자 확대가 필요하지만 자금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연구개발과 관련해 자금부족으로 투자에 애로가 있다고 답변한 비중은 47.3%였고 설비투자는 77.9%다.
자금부족 다음으로는 전문인력 부족 문제를 꼽았다. 미래차 진출 기업의 32.1%는 전문인력 부족으로 어려움이 있다고 답했다. 그 이유로는 '필요 업무능력, 전공분야 지원자를 찾기가 어렵다'(61.1%)를 가장 많이 꼽았다. '회사-지원자간 근로조건 불일치' 답변도 32.1%로 나타났다.
미래차 사업 추진시에 필요인력 분야는 '전기차 관련'이 73.3%로 압도적이었다. 이어 '자율주행 관련'(19.8%), '수소'(4.6%) 순이다.
미래차 전문인력 확보 방법으로는 '재직자 재교육'(57.3%)을 가장 많이 활용하고 있었다. 신규 충원은 38.2%다. 업계 종사자들은 미래차 전환으로 일자리가 줄어들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강한 것으로 조사됐다. 앞으로 5년간 인력수요가 감소할 것이란 응답은 42.5%로 증가(22%)할 것이란 답변보다 두 배 가까이 많았다.
아직 미래차 진출 계획이 없는 기업들은 투자자금 부족(34.9%), 급격한 시장변화에 따른 대응여력 부족(30.8%)을 주요 이유로 꼽았다. 이들 중 43.8%는 안정적 수요처가 확보된다면 미래차 진출을 결정할 수 있다고 응답했다.
김경유 산업연구원 실장은 "전동차 부품개발에 상당한 기간이 소요되는 반면 수익을 통한 투자회수는 장기간이 소요된다"며 "정부 정책은 내연기관차 경쟁력을 유지해 잔존자 이익을 누릴 수 있는 업체를 선별해 지원하고 미래차로 이행할 수 있는 자원을 확보할 수 있게 연착륙 시키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자동차산업연합회는 한국자동차산업협회, 한국자동차산업협동조합, 자동차부품산업진흥재단, 한국자동차연구원, 한국자동차공학회, 수소융합얼라이언스추진단, 현대기아협력회, 한국지엠협신회, 쌍용협동회 등 9개 단체가 모인 곳이다.
전보규 기자 jbk880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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