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장윤서 기자] 이재명 민주당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 간 정책경쟁도 활발하다. 이 후보가 '탈모약 건강보험 적용' 등 소소하되 국민이 필요로 했던 '소확행' 공약으로 주목도를 높이자, 윤 후보도 생활밀착형 공약 발굴에 뛰어들었다. 이 후보가 대면·비대면, 전화·문자 등 가용한 모든 수단을 통해 정책 발굴에 나선 반면 윤 후보는 '공약위키' 홈페이지를 통해 정책 발굴과 홍보를 병행하고 있다.
이재명, 정책 중심은 '국민·현장'…대면·문자·전화 가리지 않는다
9일 복수의 민주당 관계자에 따르면, 이재명 후보의 공약 발굴은 '언제 어디서나 소통한다'는 기조다. 한 핵심 관계자는 "일정을 소화하려고 이동하던 이 후보가 차 안에서 10~15분 정도 통화를 하길래 '누구와 그리 길게 말씀하시냐'라고 물었더니 후보가 '내 휴대폰에 문자로 정책 제안을 주신 국민인데, 좋은 아이디어 같아서 직접 통화해봤다'고 말했다"면서 "신선한 충격"이라고 설명했다.
관계자들에 따르면 이런 모습은 이 후보에게 자주 목격된다. 무엇보다 이 후보가 국민과의 소통을 통한 정책 발굴을 지향하는 등 판단 기준에 있어 현장성을 중요시하기 때문에 선대위도 이를 간과할 수 없다. 당 선대위 인선이 마무리된 이후 이 후보가 곧장 '매타버스'(매주 타는 민생버스)를 타고 전국을 순회하며 국민들과 직접 소통에 나선 것도 이런 맥락이다.
이 후보의 뜻에 따라 선대위도 '백방소통' 모습을 보인다. 선대위는 리스너 프로젝트와 이재명 플러스 앱을 통해 국민소통을 진행 중이다. 이재명 플러스 앱을 기획한 김남국 온라인 소통단장은 "이제 일방적인 정보전달은 안 된다고 생각해 쌍방향적 플랫폼을 만들어 후보자와 국민을 연결시켜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재명 플러스 앱에 가입하면 개인정보 입력을 마친 뒤 부동산 등 개인의 관심사 3개를 클릭하도록 유도한다. 로그인을 하면 앱에는 '나의 피드 TOP10'를 통해 회원가입 때 선택한 개인의 관심사 위주로 국민들의 의견이 우선 배치된다. 다른 회원들의 의견을 보고 자신의 의견을 '제안하기', '혼내기', '칭찬해' , '토론하기' 등을 자유롭게 작성할 수 있다. 9일 오후 2시 기준 해당 앱에는 총 4860여건의 글이 게시됐고, 3300여건의 소확행 정책 제안이 올라와 있다.
이재명 플러스 앱 캡쳐한 모습. 사진/이재명 플러스
특히 이 후보가 이재명 플러스 앱에 올라온 글에 댓글을 달면, 해당 글 작성자와 댓글을 단 이용자에게 알림이 가도록 설정됐다. 온라인에 모여 토론도 가능하다. 선대위는 이재명 플러스 앱을 통해 오는 21일까지 소확행 공약을 제안받고, 이달 마지막 주에 소확행 정책으로 발표할 예정이다.
다이너마이트 청년선대위도 리스너 프로젝트를 통해 국민과의 소통에 열심이다. 이는 지난 2017년 프랑스 에마뉘엘 마크롱 대선후보가 청년 5천명과 함께 시민 2만여명을 심층 인터뷰한 풀뿌리 정책 설문조사, 이른바 '그랑드 마르슈'를 벤치마킹했다. 최근에는 탈모인들 사이에서 이슈가 된 '탈모약 공약'도 이런 과정에서 나온 뜻밖의 '결실'이다. 리스너 프로넥트 중간결과를 발표하는 자리에서 한 30대 스피커(제안자)가 탈모약 비용 부담에 대한 정책을 제안했고, 이 후보도 이 자리에서 탈모약 건강보험 적용에 대한 긍정적 의견을 내면서 정책화까지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탈모약 공약은 탈모인들의 대대적 환영을 받으며 '이재명을 심겠다' 등의 호응을 일으켰다. 참고로 탈모인들에게는 '뽑겠다'는 금기어로 통한다.
민주당 온라인 소통단이 지난 4일 이재명 플러스 앱에 올린 영상. 영상 속 이재명 후보는 이재명 플러스 앱에 올라온 국민정책을 검토하고 있다. 사진/이재명 플러스
윤석열, 국민소통 단일화…"노인층도 클릭 한 번으로 소통할 수 있어야"
국민의힘 선대본부는 국민소통 창구로 '윤석열 공약위키' 홈페이지를 개설했다. 앱이 아니라 인터넷 웹사이트 방식이다. 국민의힘 선대본은 "스마트폰에 익숙하지 않은 어르신들도 클릭만 하면 사용할 수 있도록 하려고 웹사이트 방식으로 구축했다"면서 "중구난방을 막으려고 소통창구를 단일화했다"고 설명했다. 기존 선대위에서 빚어졌던 혼선에 대한 학습효과도 반영됐다.
특히 공약위키는 국민과의 소통보다는 정책 홍보에 방점을 찍었다. 윤 후보가 아직 공약으로 내놓은 정책이 많지 않기 때문에 '일단 알리고 본다' 전략으로 나선 것. 국민이 관심 있는 공약을 클릭하면 AI윤석열이 해당 공약에 대해 발표하는 기능까지 삽입하는 등 재미도 살렸다.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국민들과 소통하기 위해 만든 '윤석열 공약위키' 사진/윤석열 공약위키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국민소통을 위해 마련한 '윤석열 공약위키' 사진/윤석열 공약위키
공약위키는 정책을 제안하는 방식도 이재명 플러스와 달리 비공개다. 구글폼으로 당 선대본에 직접 정책을 제안하기 때문에 다른 국민들은 어떤 공약이 제안됐는지 알 수 없다. 이재명 플러스 앱이 첫 화면부터 다양한 국민들 정책 제안으로 꽉 채워진 것과는 대조된다.
청년보좌역들이 모여 매주 59초 공약 정책 회의를 진행하는 것은 이색적이다. 이준석 대표, 원희룡 정책본부장을 중심으로 회의를 진행하며 국민에게 꼭 필요한 맞춤형 공약을 제시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이 대표와 원 본부장이 재미난 콩트 형태로 정책에 대한 이야기를 주고 받는 형식의 동영상도 게시하면서 호응을 얻고 있다. 특히 탄소중립 등의 흐름에 맞춰 전기차가 대세로 등장하는 가운데 충전비용이 급등하는 정반대의 현실에 대한 지적은 많은 유권자들의 호응을 샀다.
이준석 국민의힘 당대표와 원희룡 정책본부장이 59초 공약 발표 영상에 등장했다. 사진/윤석열 공약위키
장윤서 기자 lan486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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