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충범 기자] 나흘 앞으로 다가온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의 올해 첫 기준금리 인상 여부를 두고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한은 측은 수차례에 걸쳐 기준금리 추가 인상에 대한 시그널을 내비치는 등 올해 첫 기준금리 인상이 이뤄질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특히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상 속도 여부에 따라 추가적이고 선제적인 기준금리 인상이 단행될 것으로 보고 있다. 올해 수차례 인상을 통한 기준금리 정상화 전망 수치는 1.5~1.75%로 추산하고 있다.
10일 한은에 따르면 오는 14일 금통위는 통화정책방향 회의를 통해 연 1%인 기준금리를 유지할지, 높일지에 대한 논의에 착수한다. 금통위는 지난해 8월 기준금리를 33개월 만에 0.25%포인트 올린 0.75%로 확정한 후, 10월 한차례 숨 고르기에 들어간 바 있다. 이어 11월에는 다시 0.25%포인트로 상향했다.
관련 업계로서는 한은의 분위기를 감안할 때 이달이나 늦어도 내달 중 기준금리 인상에 나설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최근 신년사를 통해 "새해 경제의 상황 개선에 맞춰 통화 정책의 완화 정도를 적절히 조절해 나가겠다"며 사실상 기준금리의 추가 인상을 시사해왔다. 이는 이 총재가 작년 11월 금통위에서 올해 1분기 기준금리 인상을 배제할 필요가 없다고 언급한 점과 일맥상통한다.
금통위원들 역시 추가 인상하는 입장을 강력하게 피력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금통위 의사록에 따르면 기준금리 추가 인상 가능성을 언급한 위원들은 6명 중 5명에 달한다.
미 연준이 통화 긴축 시점을 앞당길 것으로 전망되면서 한은의 금리 인상 압력도 높아질 전망이다. 원화와 달러의 갭이 좁혀질수록 국내 자금 유출의 가능성이 커지는 만큼, 한은으로써는 선제적 금리 인상에 나설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긴축 속도에 대한 전망은 3월 미 연준의 첫 기준금리 인상설이 유력하다. 미 연준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의사록에도 연준은 올해 세 차례의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르면 3월부터 인상에 나설 것으로 무게를 두는 분위기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도 올해 연말까지 단계적으로 1.5~1.75%까지 기준 금리를 올릴 수 있다는 관측이 높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물가 오름세가 심상치 않고 외환시장 불안 흐름이 이어지는 점을 고려하면, 지금이 한은이 금리 인상을 단행할 적절한 시점이라고 본다"며 "이달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지만 이달 인상되지 않는다 해도 다음 달에는 반드시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오창섭 현대차증권 연구원도 "이주열 총재가 1분기 기준금리 인상을 예고해왔는데 대통령선거를 앞둔 2월보다는 이달 금리 인상을 통해 통화정책의 불확실성을 해소할 가능성이 높다"며 "다만 소수의견은 주상영 위원 1명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추가 금리 인상이 효과를 거둘지는 여전히 의문이다. 코로나19 사태로 경기 침체가 심화된 분위기 속에 금리 인상이 자칫 취약 계층의 고통을 가중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김태기 단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미국이 통화 긴축을 서두르는 조짐을 보이고 있기 때문에, 우리 역시 금리 인상 기조를 유지하려는 점은 공감이 간다"면서도 "통상적으로 금리 인상은 과열 시기에 이뤄지는 것이 더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경기 침체가 워낙 심각하고 오미크론 변이에 다른 사회적 혼란도 커지고 있는 상황에 금리 인상에 따른 효과는 크지 않을 것 같다. 특히 취약 계층의 부담 가중도 문제"라며 "금리 인상은 곧 대출금리 급등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서민들은 이에 대한 충격을 더 크게 입게 된다"고 조언했다.
10일 한은에 따르면 이달 14일 금통위는 통화정책방향 회의를 통해 현재 연 1%인 기준금리를 유지할지, 높일지에 대해 의논한다. 사진은 시중은행에 부착돼 있는 대출 안내 모습. 사진/뉴시스
김충범 기자 acech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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