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지은 기자] 이동통신3사 알뜰폰 자회사의 점유율 제한에 대한 논의가 진행 중이지만, 알뜰폰 업계는 일관된 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있다. 점유율 제한에 대해 이통3사 간 온도차가 뚜렷하듯 알뜰폰 사업자들도 규모나 전략에 따라 입장이 첨예하게 갈리고 있다. 이에 50여개 업체와 함께 알뜰폰 시장 활성화에 나서고 있는 한국알뜰통신사업자협회는 한목소리도 낼 수 없는 실정이다.
점유율 제한을 반대하는 사업자들은 이통3사 알뜰폰 자회사 덕에 생긴 시장 동력이 둔화될까 우려한다. 알뜰폰 업계 관계자는 "이통3사 알뜰폰 자회사들이 공격적으로 사업을 진행해 알뜰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것도 무시할 수 없는 효과를 가지고 있다"면서 "철저히 이용자 입장에서 본다면 업체들끼리 경쟁해 통신 요금을 내린다면 좋은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실제 알뜰폰 도입 초기의 경우 중소 사업자들의 자금력 한계와 체계적인 홍보 부족으로 가입자가 눈에 띄게 늘지는 않았다. 이에 정부는 2012년과 2014년 2차례에 걸쳐 이통3사의 알뜰폰 진입을 허가했다. 2012년
SK텔레콤(017670)은 SK텔링크를 출범시켰고, 2014년에는
KT(030200)의 KT엠모바일과
LG유플러스(032640)의 미디어로그 등이 알뜰폰 사업에 뛰어들었다. 이통3사가 알뜰폰 시장에 마중물 역할을 해주길 기대한 것이다. 이후 부침을 겪긴 했지만, 2015년 500만명을 넘어섰고, 지난해에는 가입자 1000만명도 달성했다.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알뜰폰 스퀘어. 사진/뉴스토마토
점유율 제한을 찬성하는 사업자들은 이통3사 알뜰폰 사업자들이 빠져나간 영역이 중소 알뜰폰 사업자들에게 기회요인이 될 수 있다고 말한다. 알뜰폰 본래 취지가 다양한 경쟁체제를 형성시켜 통신비를 낮추겠다는 의도였던 만큼 이통3사 알뜰폰 자회사들의 제한은 합당하다는 것이다. 오히려 이통3사 알뜰폰 자회사들의 사은품 경쟁에서 자유로워지고, 요금경쟁이 활발해질 수 있다는 논리도 펴고 있다. 한 관계자는 "중소 알뜰폰 사업자들이 마음 놓고 사업할 수 있는 환경이 취해져야 한다"면서 "정부의 개입이 필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알뜰폰 사업자들 간 이해득실이 다르다보니 알뜰폰협회는 한목소리를 내기 힘든 상황이다. 특정 의견에 대한 강경론자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사업자들마다 생존의 문제가 달려있다 보니 입장 차가 첨예하게 갈린다는 것이다. 특히 점유율 논란의 중심인 이통3사 알뜰폰 자회사들의 경우 패를 쥐고 있는 이통3사의 눈치를 보는 동시에, 점유율 규제 칼날이 현실화될 경우 사업 확장에 차질이 올까 긴장하는 상태다. 업계 다른 관계자는 "대기업이 시장에 들어오면서 시장이 좋아진 측면도 있지만, 알뜰폰 신규사업자들이 지속해 늘어나면서 파이는 좁아지고 있어 시장이 포화상태"라면서 "솔로몬의 지혜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이들은 결국 규제가 현실화된다면 진흥정책도 같이 펼쳐져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현재 정부가 알뜰폰 활성화 정책으로 추진 중인 도매대가 인하보다 더 진보적인 정책을 요구하는 것이다. 알뜰폰 협회 관계자는 "도매대가를 인하하는 방법의 경우 매해 소급적용되면서 기존 사업자들은 인하된 만큼 수익이 발생할 수 있지만, 새롭게 시장에 참여하는 참여자들은 혜택을 못 보는 경향이 있다"면서 "근본적으로 도매제공 의무 일몰제를 폐지함으로써 알뜰폰 사업자들이 재투자를 할 수 있도록 하는 등 지속 성장할 수 있는 환경 조성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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