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장윤서 기자] 이재명 민주당 후보가 이번 대선이 초접전 양상을 보일 것이라며 단 5000표, 심지어 2표로도 당락이 결정될지 모른다고 말했다. 이는 대선 민심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설 연휴를 앞두고 위기감을 고스란히 드러내면서, 지지자들에게 적극적인 홍보를 촉구하기 위함으로 보인다.
이 후보는 21일 오후 서울 마포구 연남동 경의선 숲길거리 인사 도중 즉석연설을 통해 "이재명이 대통령이 되느냐, 이 나라에 미래의 희망이 있느냐는 바로 여러분의 손에 달렸다"며 "내가 보기에 이번에는 5000표 차이로 당락이 결정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들쑥날쑥 정말 하루가 다르게 여론조사가 교차된다"며 "정말 2표 차이로 떨어질지 모른다"고 위기감을 드러냈다.
이어 "여기 있는 분들이라도 주변에 알려달라"며 "왜 유능한 사람이 대통령이 되어야 우리의 삶이 나아지는지, 왜 권력을 사적으로 자기 가족, 측근들을 위해 쓰는 사람이 아니라 정말 국민을 위해 쓰는 사람이 되어야 하는지 여러분이 설명해달라"고 당부했다.
이 후보는 "'이재명이 흉악한 사람이 아니더라', '욕했다는데 보니까 다 엄마 때문에 그랬다더라', '저 집안 이야기를 좀 그만하면 좋겠다'고 해달라"고 강조했다. 이는 최근 이 후보의 형 재선씨 부부와의 통화 녹취록이 무분별하게 퍼지는 것을 의식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또 이 후보는 상대적으로 높은 2030남성의 지지를 받고 있는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의 '선제타격' 발언에 날을 세우기도 했다. 대통령이 선제타격을 감행할 때는 결국 젊은 남성들이 가장 피해를 보게 된다는 논리다.
그는 "이기는 전쟁을 바라느냐, 평화를 바라느냐. 우리가 이기면 뭐하겠나. 여기 다 부서지고, 다 죽고, 다치고, 다 없어진 다음에 저 사람들이 더 많이 부서져서 이기면 뭐하겠느냐"며 "그런 세상을 만들자는 사람이 있다. 선제타격이라니"라고 혀를 찼다.
이어 "옆집 난폭한 식구에게 기분 나쁘다고 '야, 이 XX야' 욕해서 그 사람을 화나게 해서 우리 아들을 때리게 하면 되겠나. 기분은 좋겠죠. 그러나 피해는 누가 입느냐"고 반문했다.
이 후보는 "전쟁은 나이든 기득권자가 결정하고 죽는 건 결정에 참여하지 못한 젊은이들"이라며 "전쟁나면 누가 죽느냐. 이유도 모르고 끌려간 그 젊은이들이 총알받이로 죽는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편을 가르고, 국민들이 고통스럽게 싸우면 싸우는 원인을 제거해서 같이 살자하는 평화, 이게 바로 정치 아니냐"고 강조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21일 서울 마포구 연남동 거리를 방문해 시민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국회사진기자단
아울러 이 후보는 연설에 앞서 경의선 숲길을 걸으며 행인들과 인사를 나누거나, 목소리를 청취했다. 이 후보는 걷던 중 한 중년 여성이 "오늘 추경 (관련 대선후보 회동제안) 너무 잘했다"며 "서울시민 민심이 흉흉한 원인이 자영업자에게 너무 못하는 것 때문이다"라고 지적했다. 이 여성은 외국의 사례처럼 접종자에 한해 밤 9시 영업제한 해지 방안도 고려해달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이 후보는 "(밤 9시 이후 영업제한 해지는) 정부에 요청했다"며 "야당이 말로만 35조를 말하지 말고, 하반기에 쓸 예산을 상반기에 쓴다고 합의하면 되지 않겠냐"고 답답함을 토로했다.
앞서 정부는 최근 14조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추경)안을 의결했다. 그러자 이 후보는 '부족하다'며 35조원 규모로 추경 증액할 것을 제안했다. 35조원이라는 숫자가 등장한 것은 국민의힘에서 나온 만큼 여야 합의에 의해 추경이 합의될 공산이 크다는 계산에서다. 특히 이 후보는 대선후보간의 긴급회동을 통해 차기 대통령 후보들의 동의로 정부를 설득하자고 했다.
이에 이 중년 여성은 "민주당이 180석이지 않냐"고 여당 단독 처리를 권했다. 이 후보는 "그건 안 된다"고 선을 그었다.
이 후보는 "정부가 동의하지 않으면 안 되는데 정부는 부채가 많이 늘어난다고 (야당이) 자꾸 비난하니까 여야가 합의해줘야 한다는 태도"라며 "야당 후보가 35조원을 하자고 하니까 진짜인지 아닌지를 우리 어머니가 잘 보고 있으면 된다. 빈말이 아니기만 하면 된다"고 강조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21일 서울 마포구 연남동 거리를 방문해 시민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국회사진기자단
장윤서 기자 lan486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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