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진양 기자] "인터넷이 발명되고 난 이후부터 꾸준히 삶이 디지털 세상 안으로 들어오고 있다. 메타버스 시대가 되면 삶 자체가 그 안에서 이뤄질 것이다."
박관우 위지윅스튜디오 대표(컴투스 최고메타버스책임자(CMVO))는 25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뉴스토마토>와 토마토TV 주최·주관으로 열린 '2022 넥스트 비즈니스 컨퍼런스'에서 "우리는 현재 메타버스로 가는 여정 중에 있다"며 메타버스 시대로의 전환을 이 같이 소개했다. 10여년 전 스티브 잡스가 아이폰을 소개하며 모바일 시대가 급진적으로 열렸던 것과 달리 메타버스 시대는 점진적으로 도래할 것이란 전망이다.
박관우 위지윅스튜디오 대표는 25일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2022 넥스트 비즈 컨퍼런스'에 강연자로 나서 "메타버스는 점진적으로 도래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사진/뉴스토마토
박 대표는 메타버스를 공간보다는 시점의 개념으로 보는 것이 적절하다고 언급했다. 이미 많은 플랫폼들이 등장해 다양한 서비스들을 제공하고 있지만, 궁극적으로는 삶을 디지털 공간으로 어떻게 옮겨갈 것인가에 초점을 맞춰 메타버스를 바라봐야 한다는 설명이다. 다만 그는 "영화에서 보는 메타버스는 향후 10년은 있어야 구현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며 "현재 등장하는 메타버스 플랫폼들은 부분적으로 구현한 파편적 서비스들에 그친다"고 진단했다.
박 대표에 따르면 이미 우리 삶의 상당 부분이 디지털 세상으로 이동했다. 게더타운으로 대표되는 가상 오피스가 활성화됐고 온라인 상에서 공통된 관심사를 갖는 사람들과 친분을 쌓는 것이 익숙해졌다. 여가생활에서도 온라인 게임을 즐기는 인구가 축구·농구 등 야외 스포츠를 하는 사람들을 추월했다. 2022년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이스포츠의 경우 동시 시청자 수가 4600만명에 달해 리우 올림픽 개망식 동시 시청자 수(2600만명)을 앞섰다.
박 대표는 "언젠가는 스마트폰을 꺼내 애플리케이션을 여는 것조차 불편한 시기가 올 것"이라며 "스마트 글래스 등 차세대 웨어러블 디바이스가 보편화되면 눈을 뜨는 순간부터 디지털 세상에 살게되는 순간이 도래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박 대표는 메타버스로의 전환 과정에서 나타날 수 있는 부작용들도 잘 살펴야 한다고도 조언했다. 디지털 네이티브로 성장한 MZ·알파 세대들은 메타버스에서의 생활에 자연스럽게 안착하겠지만 기성세대들은 어색함을 느낄 수도 있다는 이유에서다. 그는 "메타버스로의 이동도 일종의 이민으로 볼 수 있다"며 "반드시 세대차이가 있을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또 "물리적 세상에서는 불합리하고 차별도 받는 세상인데, 새로운 세상에서는 불합리한 면이 없는 공평한 환경이 될 수 있을 것인지 등 인문학적 고찰들도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이날 박 대표는 "삶의 전환 차원에서 메타버스를 고민하고 있다"며 컴투스 그룹이 구축 중인 메타버스 플랫폼 '컴투버스'를 소개했다. 그는 "도시를 하나 만드는 것과 같은 개념으로 접근을 했다"며 "하루 중 가장 많은 시간을 쓰는 공간인 일터를 가장 먼저 디지털 세상으로 옮기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컴투버스는 올해 말 컴투스 그룹 임직원 2500명이 우선 이주하는 것을 시작으로 알파 서비스를 개시한다. 이들이 주로 활동하는 오피스 월드가 어느정도 형성이 되고 트래픽이 발생하면 커머셜 월드, 커뮤니티 월드, 테마파크 월드 등으로 영역을 확대해 갈 예정이다.
박 대표는 "게임을 만드는 회사가 만드는 플랫폼인 만큼 '게이미피케이션'을 적용해 공간에서 살아가는 것 자체를 재미있게 설계하려 한다"며 "출근 등 퀘스트를 토큰으로 보상하면 플랫폼 내에서 재화를 소비하고 현금성 실물 자산으로 환전도 할 수 있는 등 경제 시스템도 구축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진양 기자 jinyangkim@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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