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응태 기자] 가맹점에서 재화나 용역을 제공하지 않아도 카드사가 회원에게 결제 서비스를 지원할 수 있는 법안이 추진된다. 카드사들이 기존에 한정된 업무영역에 벗어나 다양한 결제 서비스를 출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3일 국회 및 카드업계에 따르면 국민의힘 이종배 의원이 최근 카드사가 회원에게 재화 제공 등의 여부와 상관없이 자체 결제 서비스를 선보일 수 있도록 하는 여신전문금융업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개정안은 신용카드 개념을 넓혀 결제 영역을 확대하는 게 골자다. 현재 여전법에는 신용카드에 대해 가맹점에서 물품의 판매 또는 용역의 제공 대가로 결제할 수 있는 증표로만 규정하고 있다. 개정안은 여기서 더 나아가 부동산 임대료 납부 등 재화나 용역을 제공하지 않아도 카드사가 결제 서비스를 선보일 수 있도록 개념을 확장하자는 취지가 반영됐다.
이종배 의원은 "신용카드의 개념에 신용카드회원에게 신용카드업자가 제공하는 서비스를 결제할 수 있는 증표를 추가해 신용카드업의 건전하고 창의적인 발전을 도모하고 금융산업을 활성화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카드업계에선 해당 법안이 추진되면 기존에 한정됐던 업무와 결제 영역이 크게 확장될 것으로 판단했다. 현재 카드사는 월세 카드납부 등 기존 업역에서 벗어난 서비스를 회원에게 제공하려면 금융위원회로부터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받아야 한다. 혁신금융서비스는 기존 금융서비스에서 차별성이 인정되는 업무에 대해 인허가 없이 규제 적용 특례를 인정하는 제도로, 1회 연장을 포함해 최대 4년까지만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지정 기간 이후에 서비스를 계속 제공하려면 관련 법령의 손질이 필요하다. 그렇지 않으면 서비스는 종료된다. 그러나 여전법 개정안이 통과될 경우 혁신금융서비스 지정과 상관없이 회원에게 바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결제 범위 확대 시 카드사 이익이 늘어나는 데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카드사들은 올해부터 카드 수수료가 추가 인하되면서 결제부문 영업이익 악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개정안 통과로 카드 결제가 허용되는 범위가 늘면 부담이 다소 완화될 전망이다.
아울러 소비자들 역시 다양한 생활 영역에서 카드 결제를 할 수 있어 편익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여전법 개정안이 통과될 경우 현재는 혁신금융서비스 지정 등을 통해 제공하고 있는 카드사의 자체 서비스 결제를 법에 근거하여 바로 수행할 수 있다"며 "다양한 상품 출시를 통해 소비자의 편의성이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신용카드의 결제 개념을 확대하는 여신전문금융업법 개정안이 발의되면서 카드사들이 자체 결제 서비스를 확대할 기반이 갖춰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김응태 기자 eung102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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