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승진 기자] 한국중소상인자영업자총연합회, 코로나 피해단체 연대 등 자영업자단체가 2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청와대 앞에서 영업시간 제한 완화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청와대에 의견서를 전달했다. 정부가 내놓은 자영업자 손실보상안으로는 생계를 이어갈 수 없다며, 계속되는 영업시간 제한은 자영업자를 죽음으로 몰아넣는 일이라고 했다.
단체는 정부가 방역으로 인한 피해를 자영업자에게만 집중시킨다고 꼬집었다. 구본기 구본기생활경제연구소소장은 “정부가 자영업자들에게 장사하지 말라고 한 기간에 대한 임대료는 면제해 줘야 한다”며 “건물주, 은행 등 사회 전체에 리스크를 고루 분산해야 하는데 정부는 자영업자한테만 요구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생활고로 세상 뜨는 사람들 몇 명이나 더 나와야 하느냐”고 격양된 어조로 말했다.
이들은 정부가 최근 내놓은 자영업자 손실보상 대책도 생색내기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경기석 코로나피해 자영업연대 회장은 “손실 보상이라고 해봤자 고정비 임대료도 되지 않는다”고 했다. 김성우 전국 실내체육시설 비대위 회장도 “정부가 한달 월세에도 못 미치는 금액을 지원금으로 주며 생색내기를 반복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안진걸 민생경제연구소 소장은 “정부가 내놓은 손실 보상안은 여전히 사각지대가 존재하고, 규모도 문제가 있다”며 “정부가 추경에 나서서 보충해야 한다”고 했다.
참여연대도 지난 22일 논평 통해 정부의 자영업자 피해보상금이 턱없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국가는 방역정책을 성실히 수행하며 피해를 감내한 국민에게 상응한 보상을 제공할 의무가 있다”고 했다. 국가가 사실상 방역에 대한 책임을 자영업자들에게 전가한 것이나 없다는 것이다.
참여연대는 정부가 추경예산을 확대해 100% 손실보상과 손실보상 범위 확대 등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웃한 나라 일본은 코로나로 인한 영업시간 단축에 따른 정부의 협력지원금 2년 치 수령액이 1억6600만원에 달한 사례도 있다는 것이다. 선진국들의 GDP대비 코로나19 재정대응 규모는 일본 45.0%, 독일 43.1%, 미국 27.9%인데 반해 한국은 16.5%에 불과하다.
단체는 방역수칙 변화의 필요성도 강조했다. 영업시간 제한으로 오히려 밀집도가 높아지는 경향이 있다며, 영업시간을 늘리는 게 코로나 전파를 완화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또 오미크론 변이는 치명률이 0.18%에 불과한 점을 거론하며 독감과 비슷한 상황이라며 중증 기저질환자 중심의 대책으로 방역수칙을 전환해야 한다고 했다. 이날 단체는 방정균 청와대 시민사회수석에게 ‘영업시간 제한 완화 촉구 의견서’를 전달하며 정부의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한국중소상인자영업자총연합회, 코로나 피해단체 연대 등 자영업자단체가 2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청와대 앞에서 영업시간 제한 완화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청와대에 의견서를 전달했다. (사진=조승진 기자)
조승진 기자 chogiz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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