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연지 기자]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현재까지 신규 상장한 기업은 13개사다. 연초부터 증시가 큰 변동성 장이 이어지면서 IPO에 대한 관심이 줄어들고 있다. 지난해에는 IPO(기업공개) 광풍이 불면서 신규 상장 기업은 116개사(스팩 포함)에 달했다. 유망주의 첫돌을 맞아 장밋빛 잔치가 됐을지 향후 성장에 대한 우려가 불거진 1년이 됐을지 관심이 주목된다. 광풍의 결과물이 거품이었는지, 시장 안착에 성공했는지 IPO 광풍 국면에서 관심을 한 몸에 받으며 입성한 유망주를 들여다보고 회사의 실적과 주가 흐름 등을 평가해 보고자 한다. (편집자주)
'따상' 등장에 무색한 주가…반도체 섹터 호·불황에 영향
그래프=뉴스토마토
오로스테크놀로지(322310)는 상장한 지 1년을 하루 앞둔 23일, 상장 첫날의 '따상' 기록에 대비해 아쉬운 성적을 내고 있다. 국내 최초 오버레이 계측기 국산화에 성공한 뒤 고객사를 늘리는 등 성장성을 보여줬지만, 반도체 섹터의 정체에 따른 호·불황이 이어지며 주가는 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그럼에도 증권가는 오로스테크놀로지의 추가 성장 가능성에 기반, 잠재력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다.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로스테크놀로지의 종가는 전일 대비 400원(1.77%) 오른 2만3000원으로 공모가인 2만1000원에 근접했다.
오로스테크놀로지는 지난해 2월 8일~9일 양일간 기관투자자들을 대상으로 한 수요예측에서 1260 대 1이라는 높은 경쟁률을 기록하면서, 공모가 희망 밴드(1만7000원~2만1000원) 최상단인 2만1000원으로 공모가를 확정했다. 이후 같은 달 15~16일 일반투자자 대상 공모 청약에서 1033.82:1의 경쟁률을 기록, 5조1621억원의 청약증거금이 몰렸다.
코스닥 상장 첫날(24일) 오로스테크놀로지는 '따상(시초가가 공모가의 2배로 형성돼 상한가를 기록)'에 성공했다. 공모가의 2배로 시초가가 형성된 뒤 가격제한폭인 30%까지 뛰어오르며 5만46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상장 다음날인 25일부터 오로스테크놀로지의 주가는 하락세로 돌아서 3거래일 연속 떨어졌다. 이후 4~5만원대 가격을 횡보하다 지난해 5월에는 3만원대로 하락, 8월에는 2만원대로 하락 후 3만원 선을 넘나들었지만 현재는 공모가 근처인 2만원 초반대로 하락한 상태다.
회사 관계자는 "지난해 상장 시기에는 반도체 섹터 상승세 시기와 맞물려 주가가 상승했지만, 이후 반도체 섹터의 정체와 하락 흐름이 반도체 장비사인 오로스테크놀로지에도 영향을 미쳤다"면서 "지난해 상반기 매출 최고 실적을 달성했고, 전년 대비 매출액이 상승하는 등 당사의 비지니스는 문제없이 순항했다"고 설명했다.
오로스테크놀로지의 지난해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19억3729만원으로 전년대비 9.7% 증가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395억3036만원으로 125.4% 늘었다. 당기순이익은 17억9730만원으로 58.5%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국내 유일 반도체 전 공정 오버레이 계측장비 제조사
오로스테크놀로지는 국내 유일의 반도체 전 공정 오버레이(Overlay) 계측장비 전문기업으로 기존 KLA 등 해외 업체가 과점하고 있는 시장에서 반도체 장비의 국산화 시도에 따른 수혜가 가능하다.
오로스테크놀로지가 수요예측에서 높은 경쟁률을 기록하고, 공모가가 최상단에 형성된 것은 회사의 기술력을 인정받았기 때문이다. 오로스테크놀로지는 국내 최초 반도체 계측 장비를 국산화에 성공했다.
오버레이(Overlay) 계측장비는 웨이퍼 상부층과 하부층의 전자회로 패턴이 정확하게 정렬되는지 측정하는 장비다. 패턴 간의 오차를 나노미터 단위로 검사하고 노광기 위치를 보정해 반도체 수율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현재 오버레이 계측장비를 양산할 수 있는 기업은 국내에서는 오로스테크놀로지가 유일하다.
오현진 키움증권 연구원은 "반도체의 미세 공정화에 따라 측정 검사의 스텝이 증가하는 추세로, 오버레이 계측 장비 수요도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며 "해외 업체가 과점하고 있는 시장에서 반도체 장비의 국산화 시도에 따른 수혜를 입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중국 메모리 업체에 장비 공급…해외 매출 비중 확대 기반 마련
오로스테크놀로지는 최근 중국 주요 메모리 업체에 오버레이 계측장비 공급을 완료하며 해외 매출 비중 확대 기반을 마련했다. 회사 관계자는 "올해 30%까지 해외 매출 비중 확대를 예측했는데, 가시화 될 수 있는 성과를 연초부터 달성했다"고 설명했다.
그간 오버레이 계측장비를 주로 국내 시장에 공급해왔으나, 최근에는 해외 시장 진출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현재 12인치 하이엔드 오버레이 계측장비와 8인치 오버레이 계측장비를 중심으로 다수의 해외 고객사와 제품 공급 논의를 진행 중이다.
또 중화권에 위치한 CS오피스를 중화법인으로 확대하고, 미국 실리콘밸리에 현지 법인을 설립하는 등 해외 고객사 대응력 강화를 위한 준비도 철저히 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중국의 주요 메모리업체의 D램 공정에서 작년부터 진행해오던 데모 테스트도 성공적으로 마무리 되고 있다"며, "연초 장비 매출 실적에도 기여해 나가면서 지속 논의 중인 고객 FAB(팹·반도체 제조공장) 확장에 따른 후속 제품 공급도 가능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현재 중국 정부는 '반도체 굴기'를 실현하기 위해 자국 반도체 시장에 막대한 지원을 펼치고 있다. 오로스테크놀로지는 중국의 반도체 산업 투자가 활발한 만큼, 회사가 추진하고 있는 올해 해외 매출 비중 확대 계획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해외 오피스 및 법인 설립을 통한 해외 고객사 타겟 사전 준비를 마쳤고, 올해 초 중국 메모리 업체 향 장비 공급이 완료됐다"면서 "고객사 다변화를 위한 노력의 결실을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가시화 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김연지 기자 softpaper610@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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