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꽃 피면 달 생각하고’ 이혜리, 데뷔 10년만에 깬 금기
2022-02-24 06:05:00 2022-02-24 06:05:00
[뉴스토마토 신상민 기자] 사람은 누구나 각자 가지고 있는 금기 같은 것이 있다. 남들이 보기엔 별거 아닐 거 같은 일이라도 본인에게는 깰 수 없는 벽과 같은 것. 그런 면에서 드라마 꽃 피면 달 생각하고의 강로서는 시대의 금기를 깨고 진취적인 모습을 보여준 인물이다. 이혜리는 이런 강로서를 연기하면서 남들에게는 사소할 법하지만 스스로에게 부여한 금기를 깼다.
 
KBS 드라마 꽃 피면 달 생각하고는 역사상 가장 강력한 금주령의 시대, 밀주꾼을 단속하는 원칙주의 감찰과 술을 빚어 인생을 바꿔보려는 밀주꾼 여인의 추격 로맨스다. 이혜리는 극 중 10년 전 갑자기 아버지가 죽고 집안 살림을 도맡아 날품팔이 아씨가 되어야만 한 강로서를 연기했다.
 
이혜리는 “KBS 사극 드라마를 하게 되어 영광스럽다. 작품이 좋아서 꼭 참여하고 싶었던 작품이기도 했다. 더울 때 시작해서 추울 때까지 열심히 찍었다. 종영을 하게 돼서 떠나 보내야 한다니 아쉽다는 생각이 들었다. 로서라는 인물을 연기해서 행복했다고 종영 소감을 밝혔다.
 
이혜리는 영화 물괴이후 3년 만에 사극 연기에 도전을 했다. 이에 대해 이혜리는 오랜만에 사극을 하게 됐다. 사극에 대한 부담이나 걱정보다는 강로서라는 인물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를 고민했다고 밝혔다. 또한 사극 영화와 사극 드라마의 차이점을 묻는 질문에 대해 매체적인 차이보다는 장르적인 차이가 컸다. ‘물괴는 크리처물이었고 꽃 피면 달 생각하고는 로맨스 사극이라 입장이 달랐다고 설명했다.
 
무엇보다 사극의 매력에 대해 여행을 좋아한다. 여행을 생각하면 해외 여행을 떠올리기 마련인데 예전이 사극을 촬영할 때도 느낀 거지만 국내에 예쁜 장소에서 촬영을 하니까 국내 여행도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예쁜 경치를 보면서 촬영을 해서 너무 좋았다고 밝혔다.
 
드라마 '꽃 피면 달 생각하고' 이혜리 인터뷰 (사진=크리에이티브그룹아이엔지)
 
이혜리가 연기한 강로서는 양반이긴 하지만 아버지가 죽은 뒤 억척스럽게 살아가는 인물이다. 금주령이 내려졌음에도 오빠의 빚을 갚기 위해서 술을 빚어 팔기까지 한다. 심지어 이동 주점을 만들어 파격적인 행동을 하는 모습을 보인다.
 
이혜리는 자신이 연기한 로서에 대해 현명한 친구다. 생각하는 걸 행동으로 옮기는 그런 친구다. 그러면서도 융통성이 있는 친구라고 생각을 했다자기가 올바르다고 생각하는 것에 대해 자기의 주장이 강하지만 다른 사람의 이야기도 귀담아 듣는 인물이다. 솔직하고 현명한 점이 로서의 장점이라고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또한 로서가 양반이긴 하지만 가세가 기울어서 혼자 집안을 먹여 살려야 하는 인물이다. 양반이지만 어릴 때부터 험한 일을 하면서 투박해 지는 과정에서 말투도 달라졌을 것이다. 그런 것에 대한 균형을 잡으려고 했다고 했다.
 
이러한 로서라는 캐릭터가 가진 매력 때문에 이혜리는 작품을 선택 했다. 그는 시나리오를 읽을 때 금주령을 소재로 한 것이 신선했다. 이야기가 주는 재미도 있었지만 캐릭터가 가진 매력도 있었다. 보통 이야기가 재미있으면 캐릭터가 아쉬운 경우도 있고 반대인 경우도 있는데 이 작품은 이야기와 캐릭터 균형이 잘 맞았다고 설명했다.
 
또한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공감할 수 있는 인물을 연기하고 싶다는 것이다. 로서라는 인물이 상징적인 인물이라고 생각했다지금 시대와 다르지만 궁극적으로 생각해보면 로서라는 인물은 가로 막은 벽을 깨는 인물이다. 그런 부분이 매력적이었다고 밝혔다.
 
드라마 '꽃 피면 달 생각하고' 이혜리 인터뷰 (사진=크리에이티브그룹아이엔지)
 
무엇보다 이혜리는 로서를 연기하면서 메이크업이나 매니큐어를 하지 않았다. 그는 메이크업을 거의 하지 않았다. 원래 메이크업을 안 한 드라마가 많긴 하지만 사극이다 보니 더 안했다. 지금은 손톱도 열심히 관리하고 있지만 사극을 할 때는 투명 매니큐어도 할 수 없었다고 했다. 그 이유에 대해 로서가 술을 빚다 보니 손을 노출해야 하는 장면이 많았다고 밝혔다.
 
드라마 초반 로서는 거름 밭에서 잃어버린 반지를 찾아주면 돈을 주겠다는 제안에 거침없이 거름이 잔뜩 뿌려진 밭으로 들어간다. 이혜리는 이 장면을 찍기 위해서 실제 거름에 들어가야만 했다. 그는 사실 거름 밭일지 몰랐다. 처음 들어갈 때는 아무 생각 없이 괜찮았다. 하지만 촬영이라는 게 앵글을 바꿔서 찍다 보니까 다음에 들어갈 때는 솔직히 힘들었다. 한 번 겪어 보니 다시 하기가 힘들었다. 지금 생각해도 혼미할 정도다. 로서가 얼마나 의지가 강했으면 반지를 찾았을 지를 생각하면서 이겨냈다고 했다.
 
또한 극 후반 이혜리는 액션 연기를 펼쳐야 하기도 했다. 그는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으로 수레를 끌고 뛰어야 했던 장면을 꼽았다. 이혜리는 수레가 진짜 무거워서 힘들었다. 수레라고 했을 때 내가 생각했던 것과 달리 거대한 수레가 와서 애를 먹었다그냥 끄는 것도 아니고 뛰어야 하는 장면이 많았다. 신체적으로 되지 않아서 힘들었다고 했다. 2회 장면에서 강아지가 수레를 쫓아오는 장면을 언급하면서 강아지가 안 쫓아 와서 여러 시도 끝에 찍을 수 있었다고 수레를 잘 따라와준 강아지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하기도 했다.
 
드라마 '꽃 피면 달 생각하고' 이혜리 인터뷰 (사진=크리에이티브그룹아이엔지)
 
이혜리는 자신이 금주령의 시대에 살았다면 그대로 따랐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안 된다고 하면 잘 지키는 편이다. 학교를 다닐 때도 선생님이 절대 하면 안된다고 하면 안 하는 스타일이었다로서처럼 왜 금주령을 하는 거지라고 생각을 해도 아무 것도 안 할 것 같다. 그래서 로서가 행동으로 보여주는 것이 더 멋있게 느껴졌다고 말했다.
 
이처럼 이혜리는 금기를 쉽게 깨지 못하는 성격이다. 그런 그가 최근에 데뷔 이후 처음으로 금기를 깼단다. 이혜리는 진짜 안 하고 싶어 하는데 안 하면 큰일이 나는 줄 아는 사람이다. 데뷔 이후 매일 일기를 썼다. 다시 펴보는 것도 아닌데 10년을 썼다고 말했다. 일기를 쓰게 된 이유에 대해 어릴 때 일을 시작하고 당황스러웠던 게 어제, 일주일, 한달 전을 어떻게 살았는지 기억이 안 났다. 그렇게 흘러간 시간이 아까웠다기록하는 습관을 가지면 나에게 뭔가 득이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했다. 초반에는 효과적이었다. 하지만 이제는 의미가 약해져 올해부터 안 쓰는 중이다고 했다.
 
끝으로 이혜리는 “20대가 눈깜짝할 사이에 지나갔다. 스스로 20대를 돌아보면 게으른 사람이었다. 30대는 부지런히 살고 싶다. 그래서 올해 목표를 부지런히 건강하게 사는 것으로 잡았다고 했다. 또한 이번 드라마를 하고 더 잘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던 작품이다. 로서가 매력적인데 그런 인물을 또 만나려면 내가 나아져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전했다.
 
드라마 '꽃 피면 달 생각하고' 이혜리 인터뷰 (사진=크리에이티브그룹아이엔지)
 
신상민 기자 lmez0810@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나볏 테크지식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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