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2021~2022년 임금교섭 병합 제안…노조 "꼼수"
"핵심 요구 다시 검토해 대화 나서 달라"
2022-03-26 16:48:51 2022-03-26 16:48:51
[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지난해부터 노동조합과 임금교섭을 진행해 온 삼성전자(005930)가 올해 임금과 함께 논의하자고 제안했다. 이에 대해 노조는 "꼼수"라고 반발했다.
 
26일 노동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사측은 지난 25일 삼성전자 노조 공동교섭단에 "2022년 임금교섭을 통해 2021년 임금 의제를 함께 논의하자"며 '임금교섭 병합'을 제안했다. 
 
노조는 이에 대해 "이 같은 사측의 느닷없는 제안은 누가 보더라도 교착 상태에 빠져있는 2021년 임금교섭의 책임을 회피하려는 '꼼수'이며 '편법'이라 여기지 않을 수 없다"면서 "보통 3월~4월 임금이 결정되는 시기가 됐으니 2022년 임금교섭을 같이 시작하자는 사측의 제안에는 시간을 끌며 노조에는 단 1%의 결과물도 내주지 않겠다는 검은 속내가 감춰져 있다"고 밝혔다.
 
또 "지난해 임금도 아직 결정되지 않고 있는데, 어느 누가 올해 새로운 임금 인상의 기대와 희망을 가질 수 있단 말인가"라며 "2021년도 임금교섭 과정에서 보여준 사측의 기만적인 행태만 보더라도 2022년도 임금교섭이 어떻게 전개될지는 불 보듯 뻔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5개월간의 교섭 과정과 조정중지 결정, 파업권 확보, 대표이사 면담 등의 과정을 거치면서까지 결론이 나지 않는 원인과 책임은 전적으로 사측에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노조는 사측의 '꼼수'에 대한 조합원과 삼성 직원들의 분노를 조직하고, 그 여론을 수렴해 더 큰 투쟁으로 화답할 것"이라며 "사측은 '편법'을 구상할 시간에 우리의 핵심 요구를 다시 한번 진지하게 검토하고, 노조와의 대화에 나서길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삼성전자 노동조합 조합원들이 지난달 16일 오전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 앞에서 중앙노동위원회의 조정중지 결정에 대한 입장을 발표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삼성전자 경영진과 노조 공동교섭단은 지난 18일 화성사업장에 있는 대표이사 집무실에서 대화를 재개했다. 당시 사측에서는 경계현 대표이사와 인사 담당 임원 3명, 노조 측에서는 공동교섭단 간사와 4개 노조위원장 등 5명이 참석했다. 
 
하지만 노조는 대화 이후 "경계현 대표이사는 2021년도 임금교섭 내용과는 전혀 상관없는 주제로 고작 40여분간 대화하고, 다음 일정으로 인해 미팅을 중단하고 나갔다"며 "공동교섭단이 최종적으로 양보한 2개의 안건을 검토해 25일까지 답하기 바란다"고 요구했다.
 
노조는 당시 대화에서 급여 체계와 관련해 △경제적 부가가치(EVA)에서 영업이익으로의 성과급 재원 변경 △정률 인사에서 정액 인상으로의 공통인상률(Base-up) 변경 △포괄임금제와 임금피크제 폐지 등을, 휴식권과 관련해 △유급휴일 5일 △회사 창립일 1일 유급화 △노조 창립일 1일 유급화 등의 안건을 제시했다. 
 
앞서 공동교섭단은 지난해 10월부터 총 15회에 걸쳐 진행한 임금교섭에서 사측과 합의에 이르지 못하자 지난달 4일 중노위에 노동쟁의 조정 신청을 했다. 중노위는 두 차례에 걸친 조정회의 결과 노사 간 견해차가 너무 크다고 판단해 조정안을 제시하지 않고 조정중지를 결정했고, 결국 노조는 쟁의권을 확보했다.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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