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국민 절반은 문재인 대통령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간 갈등에 대해 윤 당선인의 책임이 더 크다고 평가했다. 전체 응답자의 50.7%가 윤 당선인에게 신구 권력 충돌의 책임을 물었다. 문 대통령의 책임이 더 크다는 의견은 42.9%였다.
29일 <뉴스토마토>가 여론조사 전문기관 <미디어토마토>에 의뢰해 지난 26~27일 만 18세 이상 전국 성인남녀 1008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선거 및 사회현안 31차 정기 여론조사' 결과, '문 대통령과 윤 당선인 간 갈등 관련해 누구의 책임이 더 크다고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에 전체 응답자의 50.7%가 윤 당선인을 지목했다. 문 대통령의 책임이 더 크다는 의견은 42.9%, '잘 모르겠다'며 답변을 유보한 층은 6.4%로 집계됐다.
(그래픽=뉴스토마토)
문 대통령과 윤 당선인은 지난 16일 배석자 없이 오찬 회동을 하기로 했지만 예정 시각을 불과 4시간 앞두고 전격 취소됐다. 이명박 전 대통령 사면과 대통령 집무실 이전, 인사권 등을 놓고 양측이 접점을 찾지 못한 결과였다. 이철희 청와대 정무수석과 장제원 당선인 비서실장이 다시 의제 조율에 나섰지만 평행선만 달렸다. 특히 차기 한국은행 총재 지명과 감사위원 선임 문제를 놓고 양측의 갈등이 증폭, 진실공방으로까지 이어졌다. 여론의 부담을 느낀 두 사람은 대선 19일이 지나서야 만남을 갖게 됐다.
세대별로 보면 20대와 60대 이상을 제외한 대부분의 연령에서 윤 당선인의 책임을 묻는 응답이 높았다. 30대 '문재인 책임' 39.5% 대 '윤석열 책임' 53.0%, 40대 '문재인 책임' 26.3% 대 '윤석열 책임' 68.3%, 50대 '문재인 책임' 36.7% 대 '윤석열 책임' 60.7%였다. 40대와 50대는 60% 이상이 윤 당선인에게 갈등의 책임을 물었다. 반면 60대 이상에서는 '문재인 책임' 57.8% 대 '윤석열 책임' 36.3%로, 정반대의 결과가 나왔다. 20대에서는 '문재인 책임' 44.9% 대 '윤석열 책임' 43.2%로, 팽팽했다.
지역별로도 대구·경북을 제외한 대부분의 지역에서 윤 당선인의 책임을 묻는 목소리가 높았다. 특히 윤 당선인에게 대선 승리를 안겨다 준 서울을 비롯해 보수색이 짙은 부산·울산·경남(PK)에서도 오차범위 내에서 윤 당선인의 책임이 더 크다고 지적했다. 서울 '문재인 책임' 44.5% 대 '윤석열 책임' 47.7%, 부산·울산·경남 '문재인 책임' 45.1% 대 '윤석열 책임' 48.9%였다. 아울러 광주·전라 '문재인 책임' 13.4% 대 '윤석열 책임' 78.4%, 경기·인천 '문재인 책임' 42.3% 대 '윤석열 책임' 51.0%, 대전·충청·세종 '문재인 책임' 39.4% 대 '윤석열 책임' 54.3%로, 윤 당선인의 책임을 더 물었다. 반면 대구·경북에서는 '문재인 책임' 68.1% 대 '윤석열 책임' 28.1%로, 문 대통령에게 갈등의 책임을 돌렸다. 강원·제주 '문재인 책임' 50.5% 대 '윤석열 책임' 46.6%였다.
정치성향별로 보면 중도층은 '문재인 책임' 37.6% 대 '윤석열 책임' 51.9%로, 윤 당선인의 책임을 더 높게 바라봤다. 또 보수층 '문재인 책임' 76.9%, 대 '윤석열 책임' 19.2%, 진보층 '문재인 책임' 10.6% 대 '윤석열 책임' 84.6%로, 진영별로 의견이 확연하게 달랐다.
이번 조사는 휴대전화 가상번호(안심번호)를 활용한 무선 ARS(자동응답) 방식으로 실시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다. 표본조사 완료 수는 1008명, 응답률은 8.4%다. 1월말 행정안전부 주민등록 인구를 기준으로 성별·연령별·지역별 가중값을 산출했고, 셀가중을 적용했다. 그 밖의 자세한 조사개요와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