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용훈 기자] 주요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면서 공정당국이 갑을 간 '납품단가 조정' 실태에 대한 긴급점검에 돌입한다. 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른 부담을 원사업자가 하도급업체에게 떠넘길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공정거래위원회는 가격 급등 원자재 품목을 생산·납품하는 중소기업협동조합과 전문건설협회 소속 2만여 개 회원사를 대상으로 원·수급사업자 간 납품단가 조정 실태를 긴급 점검한다고 6일 밝혔다. 조사는 한 달 동안 이뤄진다.
현행 하도급법은 원자재 가격이 상승하면 수급사업자가 직접 또는 가입된 중소기업협동조합을 통해 납품단가 조정을 요청할 권리를 보장하고 있다.
또 원사업자에게는 납품단가 조정에 관한 사항을 계약서에 명시해 수급사업자에게 교부하도록 하고 있다. 원사업자는 단가 조정을 요청 받은 날부터 10일 이내에 반드시 조정을 위한 협의를 개시해야 한다.
하지만 제도적 장치에도 불구하고 실제 납품단가 조정은 원활히 이뤄지지 않는 실정이다. 이 때문에 최근 수급사업자는 원자재 가격 급등세로 인해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이에 공정위는 다음 달 6일까지 납품단가 조정 조항의 계약서 반영여부와 실제 납품단가 조정 실태를 중점 조사하는 등 현 상황을 진단·분석한다는 계획이다.
조사 대상은 철강류, 비철금속(알루미늄, 구리, 니켈 등), 석유화학(원유, 나프타 등), 제지류 등 최근 가격 급등세를 보인 주요 원자재다. 최근 산업통상자원부가 공개한 원자재 가격 동향을 보면, 지난달 니켈 가격은 전년 대비 80%, 나프타 가격은 60% 이상 상승했다.
공정위 측은 "이번 조사에서 납품단가 조정 요건 및 절차 등이 하도급계약서에 반영했는지를 비롯해 해당 조항이 반영된 계약서를 원사업자로부터 교부받았는지 여부 등을 중점 조사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실태조사 응답 과정에서 원사업자의 법 위반행위를 인지한 수급사업자들에게는 공정위 누리집을 통한 적극적인 제보를 당부할 방침이다.
박세민 공정위 기업거래정책과장은 "이번 조사결과를 분석해 원자재 가격 상승분이 납품단가에 반영될 수 있도록 계약서에 납품단가 조정조항을 명시하지 않은 비율이 높은 업종을 중심으로 계약서 반영을 위한 교육 및 계도를 실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최근 가격이 급등한 원자재를 구입해 제품을 생산·납품하는 중소기업협동조합과 전문건설협회 소속 2만여개 회원사를 대상으로 원·수급사업자 간 납품단가 조정 실태를 긴급 점검한다고 6일 밝혔다. 사진은 포스코 포항제철소에서 생산된 열연제품.(사진=포스코)
세종=조용훈 기자 joyonghu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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