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회복 앞둔 금융권②)은행들 "대면고객 늘어도 점포 축소"
"디지털전환 흐름 불가피"…디지털 취약계층 접근성 보완책 시급
2022-04-18 06:00:00 2022-04-18 06:00:00
 
[뉴스토마토 정등용 기자] 정부가 사회적 거리두기를 전면 해제하기로 했지만 은행권의 오프라인 점포 감축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시중은행들은 코로나19 사태 속에서 비대면 거래 확산과 디지털 전환을 명분으로 점포를 대폭 줄여왔다. 디지털 기기 사용에 미숙한 기술에 익숙하지 않은 고령자나 장애인들의 불편이 심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15일 금융권 등에 따르면 정부는 오는 18일부터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를 해제하기로 했다. 자정까지인 다중이용시설 영업시간 제한과 10명까지 허용되던 사적모임 인원제한은 없어지지만 실내외 마스크 착용은 유지된다.
 
코로나19 발병 이후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로 비대면 영업을 강화했던 은행권은 전체적인 사업 방향성에선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점포 수를 줄이며 디지털 기술을 적극 도입하는 흐름은 금융산업 전반에 대세로 자리 잡았다는 분위기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디지털 금융과 비대면 영업으로 가는 추세는 기존에 있던 기조였고, 코로나19 사태가 터지면서 그런 흐름이 폭발했다"면서 "점포 축소에 대해선 은행들이 크게 방향성을 가져가는 상태로 보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와 별개로 코로나 기간 주춤했던 대면 설명회나 아파트 집단대출로 대표되는 집단성영업 같은 부분들은 다시 고개를 들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그동안 은행권은 많은 사람들이 모이는 영업활동은 자제해왔는데 이런 부분에선 다소 변화가 있을 것이란 분석이다.
 
다만 은행 점포 축소 흐름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최근 은행 점포 수는 급격하게 줄어들고 있다. 금융감독원의 '2021년 국내은행 점포 운영현황'을 보면 작년 19개 국내은행 점포 수는 6094개로 전년 대비 311개 줄었다. 
 
특히 코로나19 이후 비대면 거래가 활발해지면서 점포 감축 속도도 빨라지고 있다. 은행권에 따르면 2017년 은행 점포 수는 312개 감소했는데 이후 2018년과 2019년엔 각각 23개, 57개 줄어드는 데 그치기도 했다. 하지만 코로나19 발병 이후 2020년 점포 수가 304개 줄어든 데 이어 작년엔 311개가 사라지면서 2년 연속 300개 이상의 점포가 없어졌다.
 
줄어드는 점포 대신 은행들은 디지털 혁신이란 이름으로 다양한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작년 10월 하나은행이 서울 송파구 CU 마천파크점에 1호 혁신점포를 열었고, 지난 12일엔 신한은행이 서울 광진구 GS더프레시에 혁신점포 2호점을 개소했다.
 
이들 혁신점포는 공통적으로 편의점과 슈퍼마켓에서 은행 업무를 볼 수 있도록 했다. 하나은행 혁신점포는 상담사 연결이 필요한 일부 업무를 제외하고 약 50가지 은행업무를 24시간 이용할 수 있다. 신한은행 혁신점포는 디지털영업부 직원과 화상상담으로 대출, 펀드, 신탁, 퇴직연금 등 영업점 창구 업무 대부분을 처리할 수 있다.
 
다만 디지털 기술 이용이 익숙하지 않은 고령층과 장애인에겐 여전히 높은 벽이다. 특히 고령층은 아직 현금 거래가 더 익숙하고 금융상품에 대한 은행 직원의 추가 설명이 필요한 부분도 있어 이에 대한 방안이 절실한 상황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은행의 점포 운영에 대한 자율성은 최대한 보장하는게 맞지만 고령층을 비롯한 금융 취약계층의 불편이 최소화 될 수 있도록 은행들의 적극적인 동참을 유도하겠다"고 말했다.
 
서울 광진구 GS더프레시 광진화양점에서 고객들이 장을 보고 있다. (사진=뉴시스)
 
정등용 기자 dyzpower@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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