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지은 기자]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5G 통신 중간요금제 추진을 공식화했다. 평균 5G 데이터 사용량을 고려해 요금제를 다양화하고, 이용자의 선택권을 확대하려는 것이다. 이동통신업계는 준비는 하고 있는 사항이었지만, 시점이 빨리 온 것에 대해 아쉬움이 가득한 모습이다. 알뜰폰업계도 편치만은 않다. 이동통신3사 위주로 가계통신비 인하 정책이 본격화될 경우 알뜰폰 경쟁력이 떨어질 수 있는 까닭이다.
인수위는 올해 안에 5G 중간요금제 도입에 나설 계획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무선데이터 트래픽 통계를 보면 5G 고객은 2019년 26.1GB, 2020년 26.1GB, 2021년 26.2GB로 매달 26GB 수준을 사용해왔다. 가장 최신 데이터인 지난 2월에도 평균 23.6GB 데이터를 사용했다. 하지만 이통3사의 요금제는 10~12GB를 제공하는 저가요금제와 110~150GB 이상 요금제로 나뉘어있다. 고가 요금제 가격을 낮춰 평균 데이터 사용량에 맞는 요금제를 만들자는 것이다.
앞서 이달 13일 참여연대와 민생경제연구소, 한국소비자연맹, 소비자시민모임 등 소비자시민단체는 5G 중저가 요금제 활성화의 내용이 담긴 가계통신비 부담 완화를 위한 정책 요구안을 인수위에 전달하기도 했다. 당시 정지연 한국소비자연맹 사무총장은 "실제 사용량에 맞는 중저가 요금제를 도입하고 다양한 구간별 요금제를 출시하도록 인수위가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 용산구의 한 전자제품 매장 모바일 코너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통업계는 '올 것이 왔다'는 분위기다. 매번 정권 교체 시 민생 공약 하나로 나왔던 통신료 인하 정책이 이제야 나왔다는 것이다. 이통업계 관계자는 "중간요금제는 내부적으로도 계속 고민하고, 검토해왔던 사항"이라면서도 "시기가 예상보다 앞당겨진 것에 대해서는 아쉬움이 있다"고 전했다. 5G 중간요금제 경쟁이 본격화된다면 고가 요금제 가입자들이 중간요금제로 이동해 가입자당평균매출(ARPU)가 떨어질 가능성도 있다. 5G 설비 투자와 신사업에 대한 투자를 지속해야하는 입장에서 당장 5G 중저가요금 출시가 부담스러운 것이다.
알뜰폰업계도 이 상황이 달갑지만은 않다. 이통사의 5G 고가 정책으로 가입자가 늘어나는 호황을 누렸지만, 5G 중저가 요금제 출시가 본격화되면 알뜰폰과 시장충돌이 발생, 경쟁력이 떨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자급제폰으로 구입해 유심요금제를 사용하는 젊은층들이 많이 늘었는데, 이들이 이통사 중저가 요금제로 옮겨가는 것도 타격일 수 있다. 앞서 정부의 가계통신비 인하 정책으로 이통사들이 저가 LTE 요금제를 앞다퉈 출시하던 2018년을 기점으로 알뜰폰 번호이동 순감세가 나타났던 것이 반복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알뜰폰업계 관계자는 "가격대비성능(가성비)면에서는 알뜰폰이 나을 수 있지만, 비슷한 조건이면 이통사를 선택하려는 소비자들도 여전하기 때문에 우려감이 있다"고 말했다.
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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