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오세은 기자]
삼성전자(005930)가 손 놓았던 중국 스마트폰 시장 고삐를 다시 당기기 시작했지만 아직까지는 역부족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6일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1~5위는 3위 애플을 제외한 모든 순위를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차지했다. 1위에서 5위를 순위별로 보면 중국 비보(16.9%), 오포(18%), 애플(17.9%), 아너(16.9%), 샤오미(14.9%)다.
2022년 1분기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업체별 시장점유율. (자료=카운터포인트리서치)
삼성전자는 기타 점유율(3.5%)에 포함, 사실상 지난해 이어 올해 1분기도 1%대 점유율을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한때 중국에서 20% 점유율을 차지한 것과 비교해 급락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 2013~2014년 회사는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20%라는 압도적인 점유율을 차지했다. 내수시장이 높은 중국에서 이 같은 시장점유율은 의미 있는 성적으로 평가받았다.
하지만 2017년 사드 사태 이후 반한 감정이 일면서 삼성전자의 중국 스마트폰 시장점유율은 점차 하락해 2019년 1%대까지 급락했다. 사드 사태 등 이후 삼성전자 내부적으로도 안간힘을 썼지만 점유율 회복은 쉽지 않았다. 그럼에도 14억 인구가 자리한 거대 시장인 중국을 잡기 위해 고삐를 다시 당기기 시작했다. 작년 연말 한종희 부회장 직속으로 ‘중국사업혁신팀’을 신설한 것도 그에 따른 일환이다.
한종희 부회장은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IT·소비자가전 박람회인 ‘CES 2022’에서 중국 시장에 대해 “중국 혁신팀을 만들며 여러 가지를 고민하고 있다”며 “중국이 굉장히 어려운 시장이고 특수화된 시스템이 있기에 조급해하기 보다는 차근차근 개선해 나가겠다”고 했다.
중국사업혁신팀은 인사와 마케팅 등을 지원하는 전사 파트와 사업부 파트로 구성됐으며, 사업부 산하에는 모바일을 담당하는 MX부문과 가전과 영상디스플레이 부문을 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 갤럭시S22 울트라 3종. (사진=삼성전자)
혁신팀을 꾸린 지도 1분기가 흘렀지만 그럼에도 여전히 유의미한 성적을 거두고 있지는 못하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혁신팀이 만들어진 지 오래 되지 않아서 성과가 당장 나오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경쟁사인 애플의 중국 스마트폰 시장점유율은 삼성전자에게 현지 공략 전략을 세우는 데이터로 삼을 수가 있다. 내수 시장이 높은 중국에서 해외 업체인 애플만이 유일하게 선두에 자리하고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애플은 지난해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 낮은 가격의 아이폰13을 출시하며 그해 4분기 21.7%라는 역대 최대 점유율로 1위를 차지했다. 아이폰13 가격을 낮출 수 있었던 건 애플이 아이폰을 비롯해 아이패드, 맥북 등을 중국에서 생산하고 있어 물류비 등을 절감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전과 달리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많이 생긴 점과 현지 소비자들의 니즈 파악 부족 등이 시장 확대에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오세은 기자 os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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