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윤민영 기자] 서울시가 60층 높이 재건축과 수변공간 활성화 등 한강변 탈바꿈을 위한 계획을 연달아 내놨다. 그러나 서울 한강변의 대규모 정비사업과 연계한 개발 계획은 한강 인접 재건축 단지의 공공기여에 따라 실현 가능성이 달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10일 서울시에 따르면 시는 최근 한강변 공간구상에 대한 용역 입찰을 내고 수변 중심 공간 재편 작업에 착수했다. 이는 시가 지난 3월 발표한 2040 서울도시기본계획안에 포함된 6대 공간정책의 하나로, 수변에 대한 시민 접근성을 높이는데 초점을 뒀다.
서울의 한강은 연장 41.5㎞, 면적 39.9㎢로 도심을 동서로 가로지르는 광범위한 공간이다. 이에 서울시는 수변중심 도시공간구조 개편을 통해 수변공간을 새로운 활력거점으로 조성이 필요하다고 봤다.
핵심은 서울시 구간의 한강과 인접한 0.5~1.0km 범위를 주요 도심과 연결하는 것이다. 여의도-용산, 성수-잠실(삼성), 마곡-상암 등 한강변 주요 거점을 기능·공간적으로 연계해 업무·상업·관광을 활성화하는 방안이다. 도심 항공 교통(UAM) 등 미래교통수단 활용과 수상교통 인프라 구축은 물론 강변도로 공간을 활용한 녹지 인프라 확충 방안 마련도 담겼다.
특히 시는 한강변에 있는 대규모 재건축·재개발 등 주요 정비사업과 접근성을 연계하는 계획을 반영하겠다고 밝혔다. 이 둘을 연계해 독일 함부르크 하펜시티와 영국 런던 카나리워프 등과 같은 수변 중심의 도시 공간을 만든다는 계획이다.
이는 서울시가 지난 3월 한강변 아파트의 35층 높이규제를 삭제하고 상업·주거 등 용도가 정해져 있는 지역을 유연하게 이용할 수 있는 도시계획 전환을 발표한 것과 맥락이 비슷하다. 당시 60층 이상으로 아파트 재건축이 가능한 대신 도심 녹지와 상업·문화적 기능을 얼마나 살릴지는 물론 기부채납 규모가 주요 변수가 될 것으로 예상됐었다.
오 시장 이전 재임시절 추진된 한강 르네상스 프로젝트도 한강 고수부지에 인접한 재건축 단지에 층수를 높여주고 대지를 기부채납 받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아파트 개발로 한정된 한강변이 거주민들의 전유물처럼 이용되는 것을 막고 시민들이 수변을 찾을 구실을 늘리기 위해서다.
서울시 관계자는 "한강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접근이 용이한 도심 속 휴식·여가공간으로의 역할이 강화되고 있다"며 "하지만 공간적 단절로 인한 접근성 제약과 단조로운 수변공간 조성 등으로 인해 시민 요구 반영이 미흡한 실정"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서울의 한강변 주요 재건축 단지는 압구정·여의도·목동·성수 지역에 밀집돼 있다. 대부분 35층 높이 규제와 부동산 시장 가격 자극을 이유로 십년 넘게 개발이 더딘 곳이다.
서울시가 정비계획 수립 초기 단계부터 각종 계획과 절차를 지원하는 신속통합기획을 추진하는 단지일지라도 한강변에 인접했다면 시 수변공간 조성 계획과 맞물린 정비계획을 수립할 수 밖에 없다. 최근 시와 여의도 시범아파트 신속통합기획 초안 논의 내용에 따르면 172%층이던 용적률을 400%로 올릴 경우 13층짜리 아파트가 최고 60층까지 올라가게 된다. 대신 한강변 인근 수변공원을 문화시설 등으로 조성할 부지로 서울시에 줘야 한다.
전문가들은 수변공간 활성화가 정비사업과 연계된 만큼 부동산 공급과 관련된 정책 정비가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수변공간 조성이든 재건축이든 현실적으로 실현되려면 공간 구성 방법을 떠나 정책적인 부분까지 상호 종합해서 계획을 세워야 한다"며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 등 규제 완화책을 중앙정부에서 뒷받침해야 속도가 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일대에 시범아파트 등 재건축 단지가 밀집해 있다. (사진=뉴시스)
윤민영 기자 min0@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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