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용준 기자] 서울지역 6.1 지방선거 최대 승부처로 서울시장과 구청장 못지 않게 시의원 선거가 꼽히고 있다.
17일 선관위에 따르면 개정된 공직선거법에 따라 6.1 지방선거에서 선출될 서울시의원 수가 112명으로 지금보다 2명 늘어난다. 지역구 101명, 비례 11명으로 각각 1명씩 증가했다.
지난 2018년 지방선거에서 민주당은 110석 가운데 100석을 차지해 4년간 절대 다수당을 차지했다. 이는 2021년 취임한 오세훈 당시 서울시장에게도 주요 공약사업을 추진하는데 있어 큰 압박으로 작용했다.
'서울런·안심소득·영테크' 등 오 시장의 주요 사업마다 예산을 삭감해 태클을 걸었고, 급기야 오 시장이 본회의장에서 갈등 끝에 퇴장하는 일까지 벌어졌다. 앞서 2010년 연임에 성공했으나 역시 민주당이 시의회 다수를 차지해 갈등을 빚었다.
대세론에 올라탄 오 시장이지만 시의원 선거가 여간 신경이 쓰이는 게 아니다. 설혹 4선에 성공하더라도 시의회 다수당이 더불어민주당일 경우 다시 오 시장을 강하게 견제할 수 있다. 시의원의 지위가 지역에서 독립된 행정을 펼치는 구청장에 비해 결코 작다고 할 수 없다. 한 서울시 간부는 “서울시 입장에선 구청장 누가 되느냐보다 진짜는 시의회 다수당이 더 중요하다”며 “주요 사업들의 향방이 걸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고 말했다.
4선 도전에 나선 오 후보에게 이번 지방선거는 설욕전이나 다름없다. 시장 여론조사에서 20%p 이상 앞서고 있는 오 시장은 최소한 시의회 다수당을 차지하는 것을 넘어 시의회와 구청장까지 싹쓸이 승리를 거둔다는 전략을 내세우고 있다.
오 후보 측이 기대하고 있는 부분 중 하나가 지방선거 특유의 ‘줄투표’ 성향이다. 1인 7표가 이뤄지는 지방선거의 성향을 반영해 완벽한 승리로 오 후보와 윤 대통령에게 힘을 실어주자는 대세론을 펼치고 있다.
오 후보는 지난 12일 출마선언에서도 “지난 1년은 민주당이 절대다수 의석을 차지한 시의회의 정치지형으로 인해 고군분투해야 했던 시련의 시간이었다”며 “서울시가 불필요한 갈등과 반목으로 시정역량을 낭비하는 일이 없도록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서울시장 선거 결과와 별개로 시의회만은 다수당을 선점해야 한다는 각오로 총력전에 나서고 있다. 강남 일부 지역을 포기하면서까지 지난번보다 2명 줄어든 98명의 후보자를 출마해 우세지역에서 확실한 우위를 점하겠다는 전략이다.
민주당은 ‘현역 프리미엄’을 바탕으로 시정 견제 역할을 강조하고 있다. 41명에 달하는 현역 시의원들이 이번에 출마한데다 건재한 현역 구청장과 현역 구의원들까지 지원사격에 나선다. 민주당은 시장 후보가 전체 영향을 끼치는 것이 아니라 동네에서 인지도가 높은 시의원이나 구의원부터 줄투표가 이뤄질 것이라는 기대를 걸고 있다.
민주당 A 구청장 후보는 “지난 지방선거를 봐도 시장 후보보다 구청장이나 시의원 후보의 득표율이 더 높았다”며 “시장은 인물(인지도)로 뽑아도 동네에선 일 잘하는 후보를 찾기 때문에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말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취임 첫 날인 작년 4월8일 오전 서울시의회를 방문해 김인호 서울시의회 의장(오른쪽)을 만나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용준 기자 yjunsa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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