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노조 집회 두달 째…노사 간극 더 벌어지나
지난 4월13일부터 이재용 부회장 자택 앞서 대화 요구
대법원 임금피크제 관련 판결도 관건…노조, 폐지 주장
2022-06-12 09:00:00 2022-06-12 09:00:00
[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급여 체계와 휴식권 문제로 삼성전자(005930) 노동조합이 진행하는 집회가 장기화하고 있다. 노조는 임금피크제 폐지도 요구하는 가운데 최근 합리적 이유가 없는 시행은 무효란 대법원판결로 노사 간 대립은 이어질 전망이다.
 
12일 노동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노조 공동교섭단은 지난 4월13일부터 서울 용산구에 있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자택 앞에서 대화를 요구하는 집회를 진행하고 있다. 이 집회는 오는 13일 두 달째를 맞는다 .
 
현재 공동교섭단은 급여 체계와 관련해 △경제적 부가가치(EVA)에서 영업이익으로의 성과급 재원 변경 △정률 인사에서 정액 인상으로의 공통인상률(Base-up) 변경 △임금피크제 폐지 등을, 휴식권과 관련해 △유급휴일 5일 △회사 창립일 1일 유급화 △노조 창립일 1일 유급화 등을 사측에 요구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삼성전자 노사는 지난 9일 노조의 요구안에 대해 11차 실무교섭을 진행했지만, 여전히 합의에 이르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공동교섭단 소속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은 3일 임금피크제에 대한 입장을 요구하는 내용의 공문을 사측에 발송했다. 
 
공문에는 최근 대법원판결 내용과 함께 현재 사측이 운영하는 임금피크제도가 차별에 해당하므로 폐지를 요구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또 임금피크제 운영으로 발생한 금전적인 피해 보상이 이뤄지지 않으면 소송을 제기하겠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이에 대해 사측은 9일 노조에 임금피크제는 정년연장형으로 합리적이고 정당하게 결정된 것인 만큼 제도를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회신했다.
 
삼성준법감시위원회 2기-CEO 간담회가 열린 지난 3일 오후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직원들이 이동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대법원 1부(주심 노태악 대법관)는 지난달 26일 성과연급제(임금피크제)가 합리적 이유가 없는 연령 차별에 해당한다고 판단해 A씨가 한국전자기술연구원을 상대로 제기한 임금 청구 소송에 관한 상고심에서 원고 일부 승소로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이번 대법원판결 이후 경영계와 법조계는 모든 임금피크제를 무효로 판단하기는 어렵다고 보면서도 개별 사안에 따라 다르게 판단할 수 있어 관련 소송이 잇따를 것으로 예상한다. 
 
법무법인 율촌이 10일 개최한 '임금피크제 분쟁, 쟁점 이해와 기업의 대응 방안'이란 웨비나에서 김도형 변호사는 "이번 판결은 '정년유지형' 임금피크제 사안에 관한 것이므로 2013년 고령자고용법 개정을 계기로 근로자의 정년 연장과 함께 다수의 기업에서 도입된 '정년연장형' 사안에 직접 적용되는 것은 아니지만, 제시된 기준은 향후 유사 사안에서도 주요한 판단 준거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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