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 행' 스리랑카 대통령, 도피 닷새만에 결국 이메일 사임
스리랑카, 최악의 경제난
고타바야 대통령, 이메일로 사임계 제출
2022-07-15 09:33:49 2022-07-15 09:33:49
(사진=연합뉴스) 고타바야 라자팍스 스리랑카 대통령
 
[뉴스토마토 박창욱 기자] 스리랑카에서 국가 부도 사태(디폴트)로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벌어진 가운데 싱가포르로 도피했던 고타바야 라자팍사 스리랑카 대통령이 닷새만에 이메일을 통해 공식 사임했다.
 
14일(현지시간) AP 통신, 로이터 등 외신에 따르면 국회의장실은 고타바야 대통령이 싱가포르에 도착한 직후 마힌다 야파 아베이와르데나 스리랑카 국회의장에게 사임서를 이메일로 보냈다고 밝혔다. 
 
고타바야 대통령은 이날 밤늦게 이메일로 사임을 제출했으며 국회의장 측은 문서가 법적으로 확인되면 금요일인 15일(현지시간) 공식화될 것이라고 대변인이 말했다.
 
보도에 따르면 전날 공군기를 이용해 이용해 몰디브로 간 고타바야 대통령은 이날 사우디아라비아(사우디) 항공 비행기를 타고 싱가포르에 도착했다.
 
싱가포르 외교부는 고타바야 대통령의 망명설에 대해 “망명을 신청하지 않았고 망명을 허가 받지도 않았다”며 개인 방문 자격으로 입국했다고 밝혔다. 
 
고타바야 대통령의 싱가포르, 사우디 등 여러 곳이 거론되고 있지만 최종 목적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한편 지난 5월 18일 스리랑카는 공식 디폴트 상태에 돌입하며 극심한 경제난에 시달렸다. 물가가 무려 50% 이상 오르고, 의약품이 없어 치료를 제때 받지 못해 사람이 죽는 일이 속출했다.
 
이에 스리랑카 시민들은 지난 9일 대규모 반정부 시위를 일으켰고, 대통령 관저와 집무실 등을 점령했다. 정부 시위대와 야권의 거센 퇴진 압박에 고타바야 대통령은 13일까지 대통령직에서 물러나겠다는 의사를 전했지만, 약속한 날까지 사임계를 제출하지 않았다.
 
로이터에 따르면 의회는 오는 20일에 새 대통령을 지명할 것으로 예상된다. 여당 측은 현 총리인 위크레메싱게를 내세우고 있다. 야당 측은 현 대표이자 전직 대통령의 아들인 사이즈 프레마다사를 지지하고 있다. 
 
스리랑카에서는 대통령이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사임하면 한 달 내에 의회에서 비밀투표로 의원 중 한 명을 새 대통령으로 뽑게 돼 있다. 고타바야 대통령의 임기는 2024년까지였다.
 
박창욱 기자 pbtkd@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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