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응열 기자] 30년 동안 혼인생활을 이어온 아내를 살해한 남편이 대법원에서 징역 20년을 확정받았다. 그는 살해 고의가 없었다고 항변했지만, 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대법원 3부(주심 안철상 대법관)는 살인, 특수협박 등 혐의로 기소된 남편 A씨의 상고심에서, 징역 20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26일 밝혔다.
A씨는 별거 중이던 아내 B씨에게 불만을 품고 있었다. B씨의 이혼 요구를 A씨가 수차례 거부했음에도, B씨가 재차 이혼신청서류를 보냈기 때문이다.
A씨는 지난 4월 부산에 있는 B씨 아파트로 찾아가 몸싸움을 하던 중 바닥에 쓰러진 B씨의 목을 졸랐고, B씨가 의식을 잃자 A씨는 다급하게 범행 현장을 빠져나갔다. B씨는 뒤늦게 이웃주민의 신고로 병원으로 옮겨져 응급조치를 받았지만 끝내 사망했다.
재판에 넘겨진 A씨는 아내와의 몸싸움 과정에서 발생한 사건이고, 범행 당시 극심한 우울증을 겪고 있어 의사결정 능력이 미약한 상태였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사건 당시 B씨 손에서 힘이 빠진 걸 확인하고도 A씨가 계속 목을 졸라 의식을 잃게 했고 이후 어떠한 구호조치도 하지 않았다는 점에 주목하고 “목을 조를 당시 이런 행위로 피해자가 사망할 것이란 확정적 인식과 의사가 있었다”고 판단했다.
A씨가 평소 극심한 우울증을 겪고 있었고 범행 당시 의사결정 능력이 미약한 상태였다고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이역시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다만 검찰이 요청한 전자발찌 부착명령 청구는 기각했다. 살인 재범의 가능성과 개연성이 있어야 하는데, 재범 개연성은 충분하지 않다고 봤다. 1심에 불복해 검사와 A씨 모두 항소했지만 모두 기각됐고 이에 A씨 혼자 상고했다.
서울 서초구 대법원. (사진=대법원)
김응열 기자 sealjjan1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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