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지은 기자] 이동통신사들이 잇달아 시장 기대치 수준의 2분기 실적을 내놨다.
KT(030200)와
LG유플러스(032640)가 각각 자사주 매입에 따른 비용 증가, 희망퇴직에 따른 인건비 증가 등 일회성 요인으로 영업이익이 소폭 줄어들었지만, 매출 성장을 이뤘다. KT의 경우 반기 기준 최대 매출을 기록했다.
SK텔레콤(017670)은 영업이익을 대폭 늘리며, 3사 중 유일하게 두자릿수 영업이익률을 달성했다. 5G를 비롯해 미디어, 데이터센터 등 주요 사업영역에서 성장세가 두드러진 영향이다. 다만 하반기에는 5G 중간요금제 확대에 대한 압력을 비롯해 5G 투자, 인플레이션에 따른 비용 증가 등이 가시밭길이 예고돼 있다.
10일 이동통신3사에 따르면 이통3사의 2분기 합산 매출은 13조9860억원, 영업이익은 1조1676억원을 기록했다. KT와 LG유플러스는 매출액 성장이, SK텔레콤은 영업이익 증가가 돋보였다. 이날 KT는 2분기 매출액 6조3122억원, 영업이익 4592억원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3.5% 감소했지만, 매출액은 4.7% 늘어났다. 특히 반기 기준 매출은 12조5899억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앞서 실적을 공개한 LG유플러스도 영업이익은 7.5% 감소했지만, 매출액은 1.2% 늘었다. SK텔레콤은 영업이익률 10.7%로 3사 중 유일하게 두자릿수 성장을 기록했다. 2분기 영업이익이 459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6.1% 늘어난 영향이다. KT와 LG유플러스의 영업이익률은 7%대 수준이다.
서울시내 한 휴대폰 할인매장 앞의 모습. (사진=뉴시스)
일시적 비용 반영 등의 영향으로 수치적 차이는 있지만, 매출이 늘고, 영업이익이 뛴 근간은 5G 가입자 증가다. 가입자당매출(ARPU)가 높은 5G 고객 비중이 늘어나면서, 매출이 늘고 수익성이 좋아진 것이다. 5G 가입자가 가장 많은 SK텔레콤은 5G 가입자 비중이 처음으로 50%를 웃돌았다. 2분기 SK텔레콤의 5G 가입자 규모는 1168만2000명으로 전체 이동전화 가입자(2458만7000명)의 50%를 차지했다. 지난해 2분기에는 32% 수준이었다. KT는 5G 가입자 비중이 54%로 성장했고, LG유플러스는 47%로 절반 가까이를 차지했다.
미디어·콘텐츠 부문의 약진을 비롯해 데이터센터 등 B2B 부문의 성장세도 두드러졌다. SK텔레콤 자회사 SK브로드밴드 매출이 전년 대비 3.6% 증가한 1조330억원을 기록했다. 이 가운데 미디어 사업은 전년 동기 대비 22.3% 성장한 3821억원을 달성했다. KT의 경우 B2B 사업 수주액이 상반기 기준 전년대비 33% 성장했다.
2분기까지 5G와 신사업을 통해 성장세를 이어왔지만, 하반기 시장은 녹록지 않다. 우선 5G 중간요금제를 중심으로 한 가계통신비 인하 요구 목소리가 커질 수 있다. 이통3사 분기 영업이익 1조원을 내세우며 소비자단체를 중심으로 데이터를 세분화하고, 중저가 요금제를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질 수 있다. 정부가 청소년·고령층 등 연령별 데이터 지원 강화 방안도 제시한 터라 이를 서둘러야 한다는 움직임이 나올 수도 있다. 중저가 요금제 출시로, 고객들이 낮은 요금제로 이동할수록 수익성은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
인플레이션도 악재로 꼽힌다. 특히 전기료 인상이 직접적 비용 요인으로 지목된다. 정부는 원재료 급등으로 인해 지난달 ㎾h당 5원 인상한 데 이어, 오는 10월 ㎾h당 4.9원을 추가로 인상할 예정이다. 하반기 비용 지출이 늘어날 수 있는 대목이다. 정부가 지난해 대비 더 많은 수준의 5G 설비투자(CAPEX)를 요구하고 있어 하반기에도 5G 투자를 지속해야 하는 것도 비용 증가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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