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불황…대안은 '자동차의 눈'
LG·삼성, 전장 카메라 모듈 사업 집중
"처한 상황따라 속도·접근방식 다를 것"
2022-09-02 06:00:00 2022-09-02 06:00:00
[뉴스토마토 조재훈 기자] 국내 부품업체들의 카메라 모듈 사업 방향이 스마트폰에서 전장으로 이동하는 분위기다. 이는 스마트폰 시장이 성숙 단계에 진입하면서 성장세가 둔화되고 있는 반면 ADAS 기술 고도화 등 자율주행 분야에서는 수요처가 급속히 늘어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국내 양대 부품사 LG이노텍(011070)삼성전기(009150)도 최근 테슬라와 조단위 카메라 모듈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향후 양사의 전장 사업에 관심이 쏠린다.
 
1일 업계에 따르면 LG이노텍은 최근 테슬라와 1조원 규모의 카메라 모듈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전해졌다. LG이노텍은 테슬라와의 1조원대 카메라모듈 수주 조회공시와 관련 "구체적으로 결정된 바는 없지만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공급 계약이 최종 성사되면 LG이노텍은 테슬라의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 공장에 부품을 납품하게 된다.
 
LG이노텍 카메라 모듈. (사진=LG이노텍)
 
카메라모듈은 LG이노텍의 매출을 이끄는 대표 사업분야다. 올 상반기 기준 5조8919억5300만원을 기록했으며 이는 LG이노텍 총 매출의 77%에 달한다. LG이노텍은 그간 테슬라 등 전기차업체에 카메라 모듈을 납품해왔다.
 
테슬라는 지난해 LG이노텍을 공식 부품 공급사로 등록한 바 있다. LG이노텍은 올해 상반기까지 광학솔루션사업부에 6223억2700만원을 투자했다. 이는 LG이노텍 상반기 총 투자액의 58.5%에 해당한다.
 
삼성전기 역시 지난해부터 차량용 카메라모듈을 신사업으로 키우고 있다. 최근에는 삼성전기가 테슬라로부터 5조원 규모의 공급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기는 테슬라에 5조원대 카메라모듈 공급과 관련한 조회공시 답변에서 "거래규모, 금액 등 세부 사항을 밝힐 수는 없지만 협의 중인 단계"라고 밝혔다.
 
삼성전기의 광학통신솔루션사업부 설비투자액은 올 1분기 113억원, 2분기 86억원이다. 지난해 연간 투입된 268억원의 74.2%가 이미 집행된 셈이다. 이는 삼성전기의 대규모 카메라모듈 수주와 맥을 같이한다. 삼성전기가 공급하는 카메라 모듈은 테슬라가 독일 베를린에서 생산하는 SUV 모델X와 모델Y, 세단 모델S와 모델3 등에 탑재될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양사가 모두 전장용 사업을 확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입장차는 존재한다. 스마트폰용 카메라 모듈 판매 실적이 확연히 엇갈리고 있어서다. LG이노텍은 최대 매출처인 애플이 선전하면서 호실적을 거뒀다. LG이노텍은 광학솔루션사업에서만 전년 동기 대비 72% 증가한 2조8035억원의 매출을 거뒀다.
 
실제로 애플의 올 2분기 아이폰 매출은 406억6500만 달러(약 55조원)로 2.5% 줄어들 것이라는 증권가 전망을 뒤엎고 오히려 2.8% 증가했다. 올해 전체 생산량도 지난해와 같은 수준인 2억2000만여대로 유지할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삼성전기는 최대 거래처 삼성전자와 중화권업체가 처한 상황이 저조한 실적으로 이어졌다.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사업을 담당하는 MX사업부의 영업이익은 지난 2분기 전년 대비 19.1% 감소한 2조6200억원에 그쳤다.
 
삼성전자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모색한 새로운 거래선인 샤오미, 오포, 비보 등 중화권 업체들마저 지난 2분기 출하량이 20% 이상 감소한 상황이다. 따라서 향후 삼성전기 광학통신솔루션 사업부 입장에서는 전장용 카메라 모듈 사업 확대가 절실할 수 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삼성전기는 지난 2분기 컨퍼런스콜에서도 "스마트폰 시장 수요 감소로 전략 거래선 및 중화거래선향 카메라모듈 공급이 줄면서 매출이 하락했다"며 "전장용 거래선 다변화를 통한 시장성장률을 상회하는 매출성장을 지속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한쪽 사업이 잘 유지되고 있어 차근차근 준비할 수 있는 업체와 돌파구를 찾아야한다는 부담을 가진 업체는 상황이 다를 수 밖에 없다"며 "향후 양사의 전장 사업 규모는 커지겠지만 속도와 접근 방식에 차이가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조재훈 기자 cjh1251@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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