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연금 40만원 공감대…"지금 범위엔 은퇴 베이비부머 재산 봐야"
여야 기초연금 10만원 인상에 공감…범위엔 이견
은퇴 베이비부머, 과거 노인 대비 소득재산 높아
노인빈곤율 OECD 평균 3배…소수에 두텁게 지원해야
기초연금 국가재정 따라 좌우…공적연금 제도 붕괴 우려도
2022-10-11 06:00:00 2022-10-11 14:17:24
[뉴스토마토 용윤신 기자] 노년층에게 지급하는 기초연금을 인상하는 움직임을 놓고 재원 마련에 대한 고민이 커질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은퇴연령이 가까워진 베이비붐 세대(1955~1964년 출생) 소득·재산이 빠르게 늘고 있고 국민연금, 퇴직연금 등 보완제도가 있는 만큼 소득에 따른 선별 인상이 필요하다는 견해를 내놓고 있다.
 
현행 70%를 유지하면서 금액을 40만원으로 상향하는 안이 적절하다는 판단에서다. 반면 기초연 지급 대상을 점차 줄이되, 하위계층의 소득을 올릴 수 있는 보충적인 제도가 필요하다는 조언도 나온다.
 
10일 정부에 따르면 올해 기준 65세 이상 노인 인구는 901만8000명이다. 이 중 기초연금을 받는 65세 이상 하위 소득 70%는 628만명으로 예상된다.
 
기초연금은 국민연금 도입이 1988년으로 비교적 늦어 혜택을 받기 어려운 노인들을 위해 도입됐다. 최초 도입당시 금액은 20만원이었으나 지난 정부 30만원으로 올린 바 있다.
 
현재까지 여야는 기초연금 40만원을 인상하는 방안에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도 지난 대선 후보 시절 내민 공약이기도 하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확정한 '윤석열 정부 100대 국정과제'에서도 '상생의 연금개혁과 병행해 현세대 노인빈곤 완화를 위해 기초연금을 단계적으로 인상(40만원)' 방안이 포함됐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도 7대 추진 민생법안에 기초연금 40만원 인상안을 포함한 바 있다. 
 
쟁점은 기초연금 지급 대상 범위다. 민주당은 현행 기초연금 하위소득 70% 범위를 100%로 확대하는 안을 구상하고 있다. 반면 국민의 힘은 40만원 인상안에 대한 궤를 함께하되, 현행과 같은 하위소득 70% 유지를 내밀고 있다.
 
예컨대 하위 소득 100% 지급일 경우 올해 기준 901만8000명의 65세 이상 노인이 모두 받을 수 있는 안이다. 소득 하위 70%는 종전과 같이 유지된다.
 
이에 대해 복지전문가는 은퇴하는 베이비붐 세대의 경우 과거보다 학력이 높고 재산·소득도 많은 만큼, 노년층을 모두 주는 방안에 회의적 반응을 내놓고 있다.
 
통계청 가계금융복지조사를 보면 65세 이상 가구의 경상소득은 2017년 2816만원에서 2018년 2942만원, 2019년 3058만원, 2020년 3180만원, 2021년 3492만원으로 늘었다.
 
순자산액의 경우도 2017년 3억767만원에서 꾸준히 증가하는 등 2021년에는 4억1048만원으로 1억원 넘게 증가했다.
 
오건호 내가만든복지국가 정책위원장은 "상위 30% 경우에는 여러 자산도 있고 국민연금도 있다"며 "직장 가입자의 경우 퇴직연금도 있기 때문에 기초연금을 받지 않는다고 해서 상대적으로 불이익을 보고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언급했다.
 
오종헌 공적연금강화국민행동 사무국장은 "현재 베이비붐 세대 노인들은 소득·재산이 준비된 상태에서 은퇴하고 있는데, 기초연금을 100% 지급한다고 해서 노인빈곤율을 낮추지 않는다"고 말했다.
 
오건호 정책위원장은 "현행 70%를 유지하면서 금액을 40만원으로 상향하는 안이 적절하다"며 "100% 지급은 여러 재원의 한계로 봤을 때 적절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특히 기초연금 지급대상 확대로는 노인빈곤율을 해결할 수 없다는 주장이다. 우리나라 노인빈곤율은 66~75세의 경우 30% 이상, 76세 이상은 50%가 넘는다. 중위소득의 50% 이하 비율이 노인에서 유독 높다. 
 
지난달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한국 경제 보고서'를 발표하면서 우리나라의 노인빈곤율 수준이 '놀라울 정도'라고 포현했다. 66살 이상 노인의 빈곤율은 30%대가 넘어 OECD 평균의 3배에 가깝다. 76살 이상은 OECD 평균은 10% 후반대인데 비해, 한국의 노인 빈곤율은 절반을 넘어서기 때문이다.
 
OECD는 연금수급 개시연령을 올리는 등 국민연금 개혁을 전제로 기초연금에 상향 조정 필요성을 제시한 바 있다. OECD는 "수혜 대상이 많아 1인 지급액이 굉장히 낮다"며 "국민연금 개혁을 전제로 기초연금 대상을 줄이고 더 높은 액수를 지급하는 방안을 고려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오종헌 사무국장은 "OECD 보고서에서 우리나라에 정책권고했듯이 기초연금에 대해서는 지급 대상을 줄이면서 하위계층의 소득을 올릴 수 있는 보충적인 제도를 설계하는 것이 좋다고 보고 있다"고 조언했다.
 
야당은 지난달 30일 만 65세 이상 모든 노인에게 기초연금을 지급하자며 두 가지 방안을 제시했다. 소득 하위 70%에게 현재보다 40만원, 소득 상위 30%에게 20만원을 지급하는 1안과 모든 노인에게 30만원씩을 지급하는 2안이다.
 
오 사무국장은 "기초연금은 국민연금과 달리 조세수입을 기반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현재까지는 괜찮을지 몰라도, 향후 인구구조 등의 변화에 따라 조세를 많이 걷지 못하게 되면 공적연금 자체가 붕괴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10일 국회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은 기초연금을 100% 지급하는 안을 추진 중이다. 사진은 탑골공원 무료급식소의 노인들. (사진=뉴시스)
 
세종=용윤신 기자 yonyo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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