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카카오는 전거래일 대비 5.9% 내린 4만8350원에 마감했다. 장중 4만6500원까지 하락하며 52주 신저가를 기록했다. 계열사인 카카오뱅크와 카카오페이도 이날 신저가를 다시 썼다. 카카오뱅크는 1만5950원, 카카오페이는 3만2450원으로 최저치를 나타냈다. 주가도 이날 하루에만 각각 5.14% , 4.16% 하락했다. 다만 카카오게임즈는 이날 하루 2.22% 빠지면서 신저가 기록은 피했다.
화재 소식과 무관하게 카카오 주가는 연일 신저가로 추락한 상태였다. 최고점을 썼던 2021년 6월24일 17만3000원(장중 고점 기준) 대비 72% 급락했다. 시가총액으로 보면 75조원대에서 21조원대 수준으로 72% 감소했다. 계열사 주가도 상황은 비슷하다. 최근 1년간 카카오뱅크는 72% 하락했고 시가총액도 약 28조원에서 8조원으로 줄었다. 카카오페이는 지난해 11월3일 상장한 이후 82%가 쪼그라들었다. 시총도 25조원에서 5조원 규모로 4분의 1토막 났다. 카카오게임즈 주가도 45% 수준으로 밀려났고 시총은 39% 가량 빠졌다.
카카오톡은 지난 15일 오후 SK C&C 판교 데이터센터에서 화재가 발생해 카카오톡, 카카오T, 카카오페이지, 카카오페이 등 대부분의 서비스들이 사용이 중단됐다. 카카오톡 로그인을 사용하는 서비스들이 16일까지도 기능이 중단돼 이용자들이 불편함을 겪었다.
오동환 삼성증권 연구원은 “비즈보드 광고 판매가 중단됐고 모빌리티와 선물하기, 페이지 등도 1~2일 분량의 매출이 발생되지 못했다”며 “정액제로 판매되는 웹툰이나 이모티콘, 멜론의 경우 사용자들에게 무료 사용권 등으로 보상할 것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4분기 매출이 최대 1~2% 감소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번 카카오 데이터센터 화재 사태가 장기적인 주가 하락 소재로 이어질 가능성이 낮다는 게 증권업계의 중론이다. 카카오가 국내 플랫폼 시장에 독과점의 형태로 자리하고 있기 때문에 이를 대체할 서비스가 없다는 이유에서다.
안재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사건으로 카카오의 4분기 실적의 감소가 나타날 수 있고 카카오 브랜드 이미지 하락으로 유저들의 이탈 가능성이 나타날 것”이라면서도 “단기간에 카카오를 대체할 서비스가 많지 않다는 점에서 복구가 잘 마무리 되면 다시 회복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플랫폼 독과점 기업 중 하나인 쿠팡의 과거 물류창고 화재 사례를 봐도 알 수 있다. 지난해 7월 쿠팡이 보유한 이천 덕평 물류센터에 화재가 발생했지만, 단기적인 악재에 그쳤다.
빅데이터 솔루션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해 6월 10일 기준 쿠팡 앱 일일활성화사용자수(DAU)는 871만3130만명이었다. 이천 덕평 물류센터 화재가 발행한 6월 18일 이후 800만명 아래로 떨어졌지만 약 일주일 만에(26일 기준) 900만명 수준으로 회복됐다.
카카오 사태로 인해 플랫폼 기업들의 독과점 이슈가 불거지면서 17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에서는 김범수 카카오 의장, 이해진 네이버 글로벌투자책임자(GIO), 최태원 SK 회장, 홍은택 카카오 대표이사, 최수연 대표이사 등을 국정감사 증인으로 채택했다.
한편 이번 사태로 인해 카카오를 상대로 대규모 집단 손해배상 청구 소송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이용자 수가 약 4700만명으로 대한민국 국민 대다수가 사용하고 있는 만큼 소송 규모가 어느 정도로 커질지 귀추가 주목된다.
최은화 기자 acacia040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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