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오세은 기자] 중국의 전세계 디스플레이 시장 장악이 눈 앞에 다가왔다는 분석이다. 중소형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 생산량은 이미 한국 업체들을 넘어섰고, 대형 OLED TV 상용화의 고삐도 당기고 있다.
24일 일본 영문매체 닛케이아시아와 관련 업계 등에 따르면 지난 10월 전 세계 OLED 패널 생산량 점유율은 한국이 55%, 중국이 43%로 나타났다. 올 4분기는 중국이 한국에 뒤졌지만 2분기엔 앞지르기도 했다.
디스플레이 전문 조사업체인 유비리서치에 따르면 지난 2분기 국가별 OLED 생산 능력(캐파)에서 중국은 50.6%, 한국(46.6%)를 넘어섰다. 중국 업체들은 스마트폰·태블릿PC 등 주로 IT용기기에 채택되는 중소형 OLED만을 생산하고 있는데 그 생산 능력이 점차 확대되고 있는 것이다.
그동안 OLED 기술력과 생산 능력에 있어서는 중국이 한국을 쉽게 따라오지 못할 것이라는 예측이 지배적이었지만 여기에도 변화가 일 것으로 보인다. 더군다나 삼성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034220)의 경쟁사인 중국 BOE는 최근 95인치 8K OLED TV를 최초로 선보이며 상용화를 예고했다.
중국 업체들의 OLED 시장점유율 확대는 매출에서도 확인된다.
지난해 BOE의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2193억위안(약 41조8000억원), 258억위안(약 4조92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62%, 413%나 증가했다.
특히 이 회사는 애플이 아이폰12시리즈를 출시한 2020년에는 애플의 기술을 통과하지 못해 OLED 패널을 공급하지 못했다가 아이폰13·14시리즈 일반 모델에 OLED 패널을 공급하게 되면서 매출이 크게 늘었다.
전체 OLED 시장에서 중국 업체가 중소형만 생산하고 있어 시장 전체에서 점유율을 높이는 데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일부 시각도 있지만, 중국 정부의 지원금이 대형 OLED 기술개발로 이어진다면 이야기는 달라질 것으로도 보인다.
BOE의 대형 OLED 양산은 수율 문제와 인력 수급 문제 등으로 빠른 시일에 어려울 것으로 알려졌지만 지자체의 보조금과 세제 혜택이 막대한 것으로도 전해졌다.
이미혜 수출입은행 해외경제소 선임연구원은 “중국의 중소형 OLED 캐파는 정부 지원 하에서 투자를 확대하고 있는 건 맞다”며 “BOE가 이번에 아이폰에 패널 공급사로 선정된 걸로 봐서는 (한국 업체들과)비견될 수준을 갖췄다. 다만, 한국과의 기술력 격차는 2년 정도 보이는 상황이다”라고 말했다.
구부러지는 BOE의 패널. (사진=BOE 홈페이지)
오세은 기자 os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나볏 테크지식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