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범종 기자] 전후방 산업의 토대인 철강업계가 화물연대 파업 이후 두 번째 주말을 맞게 됐다. 조 단위 육송 차질이 예상된 상황에서 정부가 업무개시명령을 검토하고 있어 업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2일 정부에 따르면 5대 철강사인 포스코와 현대제철, 동국제강, 세아제강, KG스틸의 누적 출하 차질 금액은 1일 기준 약 8700억원으로 추정된다. 업계 전체 차질 규모는 약 1조1000억원이다.
화물연대 총파업이 9일째인 2일 부산 남구 화물차 주차장에 운행을 멈춘 화물차가 주차돼있다. (사진=연합뉴스)
하루 출하 차질 물량은 10만톤(t)으로 추산된다. 포스코의 일일 육송 출하지연 물량은 포항제철소 1만t, 광양제철소 1만7000t으로 총 2만7000t이다.
현대제철은 당진과 포항, 울산 등 전국 공장에서 하루 5만t 가량 출하가 막혔고 동국제강도 하루 생산량 2만t의 출하 규모를 바꾸고 있다.
철강업계는 이번 파업이 장기화될 경우 공장 내 적재공간 부족으로 생산 차질이 발생할 것이라고 우려한다. 파업 초반 업계 일각에선 2주 가량 버틸 것으로 내다봤는데, 이번 주말을 넘기면 12일째로 보름에 가까워진다.
이 때문에 정부가 시멘트에 이어 업무개시명령을 철강으로 확대할 지 여부가 관심을 모은다.
다른 분야 업무개시명령 효과는 나타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11월 29일 업무개시명령 발동 이후 시멘트 출하량이 회복되고 있다고 이날 밝혔다. 12월1일 기준 시멘트 하루 출하량은 약 8만2400t으로 기존 동절기 약 18만t 대비 약 46%까지 올랐다.
정부는 시멘트와 정유, 철강 등 주요 업종 손실액이 일주일간 1조6000억원에 달한다며 피해 확산시 업무개시명령을 확대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업계에선 업무개시명령을 입에 올리기 부담스러워하는 분위기다. 화물연대를 자극할 수 있는데다, 업무개시명령에 저항이 커지는 부작용이 일어날 수 있어서다.
다만 하루 출하 차질 규모가 1000억원을 넘기는 상황에서 영세업체 피해를 줄이는 게 급선무라는 이야기가 나온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업무개시명령을 하든 안 하든 중요한 건 빠른 물류 정상화”라며 “철강업계에 대기업도 있지만 영세한 사업장도 굉장히 많은데, 이런 곳일수록 파업에 부담을 많이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이범종 기자 smil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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