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표진수 기자] 대기업의 중고차 시장 진출은 기존 중고차 매매 업체들의 반대가 거세다는 것이 문제점으로 꼽힌다. 하지만 완성차 업체의 점유율이 낮을 것으로 관측되는 만큼 난립하던 영세업체들이 정리되고 새로운 기회가 올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12일 산업연구원(KIET)의 '우리나라 중고차 시장의 문제점과 대기업 진출' 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 기준 중고차 최종 거래 유형을 보면 총 251만5000대의 중고차 중 개인 간 거래, 매매업자 알선 등 당사자 간 거래가 56.1%(141만 대)로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반면 중고차 매매업자가 타인으로부터 중고차를 매입해 다른 소비자에게 되파는 매매업자 거래는 43.9%(110만5000대)에 그쳤다. 이는 중고차 시장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신이 매매업자를 통한 거래 기피로 이어진 것으로 풀이된다.
국내 중고차 산업은 지난 2013년 '중소기업 적합업종'으로 지정되며 경쟁력 확보를 위한 충분한 시간이 주어졌다. 그럼에도 조직화된 기존 매매 업체들의 불법과 탈법적 거래, 무자료 거래 등으로 소비자들로부터 신뢰를 잃어갔다.
한국경제연구원이 2019년 실시한 중고차 시장에 대한 소비자 인식 조사를 보면 국내 소비자의 76.4%가 부정적 인식을 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때문에 현재 국내 중고차 시장은 과도한 규제로 인해 오히려 소비자들로부터 외면받는 '레몬시장(정보의 비대칭성으로 인해 저품질의 서비스가 거래되는 시장)으로 변질됐다.
서울 성동구 장안평중고차매매시장에 차량들이 주차돼 있다.(사진=뉴시스)
그러나 국내 완성차업체들이 중고차 시장에 진출하더라도 독점 우려는 낮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오히려 소비자 선택권을 확대되는 긍정적 효과가 커 시장 진출을 허용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정만기 자동차산업연합회(KAIA) 회장은 제22회 자동차산업발전포럼에서 "완성차 제조사의 중고차 시장 진입시 2026년 이들의 합계 시장점유율은 최소 7.5%, 최대 12.9%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이는 완성차 제조사의 사업계획과 중고차 업계와 논의한 상생안을 이행한다고 가정해 산출한 수치다. 2026년 시장 규모는 국내 중고차 시장 성장세와 해외 중고차 시장 환경을 고려해 최저 210만대, 최대 360만대로 가정했다.
정 회장은 "공정거래법이 1개 기업의 시장점유율이 50%이상, 3개 이하 기업들의 합계 시장점유율이 75% 이상인 경우 독과점으로 규정하는 점을 감안한다면 일각의 완성차 제조사 시장진입시 독과점 우려는 기우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표진수 기자 realwate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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