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세계 발전 분야 에너지 수요는 2020년~2030년 매해 1.3% 성장할 전망이다. 선진국 에너지 수요는 연간 0.1%, 신흥국과 개발도상국은 2% 수준으로 에너지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예측된다.
이와 함께 친환경 에너지 수요가 늘면서 해상풍력의 지속 성장이 예상된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전세계 발전기 설치 규모가 2021년 21GW에서 2030년 270.8GW로 급성장할 것으로 내다본다. 풍력 산업은 육상 대비 높은 부지 잠재량과 대규모 단지 개발 가능성, 높은 설비 이용률이 장점으로 꼽힌다.
이에 2005년 해상풍력 사업을 시작한 두산에너빌리티는 시장 장악력 강화를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지난 2015년 1200억원 규모 서남해해상풍력 프로젝트, 2017년 국내 최초 상업용 해상풍력단지인 제주 '탐라해상풍력발전단지' 준공 등 굵직한 실적을 냈다.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이 11월15일 경남 창원 두산에너빌리티 풍력공장에서 해상풍력발전기 주요 설비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두산에너빌리티)
최근에는 국내 최초로 8MW 해상풍력발전시스템(DS205-8MW)에 대해 국제 인증기관인 독일 데비오씨(DEWI-OCC)에서 국제 형식인증을 취득했다. 이 시스템은 국내 설치 기준 최대 용량으로 유럽보다 풍속이 느린 한국 서남해에 맞춤 설계됐다. 두산에너빌리티와 한국재료연구원, 블레이드 제조사 휴먼컴퍼지트가 협력했다.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이 지난달 창원을 찾아 점검한 5.5MW급 해상풍력 발전기에 대한 기대도 크다. 이 발전기는 100MW 규모 제주한림해상풍력단지에 공급된다. 두산에너빌리티는 2021년 한국전력기술과 5.5MW급 18기를 제작해 설치하는 기자재 공급 계약을 맺었다. 계약금은 약 1900억원이다. 제주한림해상풍력 사업은 제주시 북서부 한림항 인근 해상에 조성되는 국내 최대 규모 해상풍력단지 개발사업이다.
두산에너빌리티는 한국중부발전과 이 사업의 장기유지보수 계약도 맺었다. 단지가 준공되는 2024년부터 20년간 1800억원 규모다.
베트남 자회사 두산비나를 통해 해외 해상풍력 시장 입지도 다지려 한다. 두산비나는 덴마크 국영 에너지 기업 오스테드에 풍력발전기 하부구조물 '모노파일' 공급을 추진한다. 모노파일은 두꺼운 철판(후판)을 용접한 원통형 구조물로 해수면 아래서 해상풍력발전기를 고정한다. 두산비나는 이번 협력으로 2030년까지 7GW 해상풍력이 조성되는 베트남을 비롯해 세계 해상풍력시장에서 점유율을 올리려 한다.
해상풍력 시장에서 19.4GW 공급 실적으로 점유율 1위를 차지한 지멘스가메사(SGRE)와는 초대형 해상풍력에 대한 시스템·부품·생산·설치와 유지보수(O&M) 등 기술협력을 진행한다. 국내 생산과 부품업체 발굴·육성도 추진한다.
현재 두산에너빌리티는 3.3MW와 5.5MW, 8MW 모델을 보유하고 있다. 2021년 5.5MW급 생산을 위한 풍력2공장 구축과 8MW 생산 공장 조성 준비, 풍력 조직 확대 개편, 차세대 초대형 모델 개발 계획 등으로 사업을 키우고 있다.
해상풍력 시장은 터빈 발전기 경쟁으로 대규모 투자가 필요하다. 두산에너빌리티는 풍력 차세대 모델 개발에 1980억원을 투자하는데, 대형 가스터빈과 수소터빈(3209억원) 개발 다음으로 액수가 많다.
두산에너빌리티는 현재 70% 이상인 터빈 부품 국산화율을 높이고 해외에 의존하던 터빈 유지보수 서비스를 국내 기술과 인력으로 대체해 생태계 활성화에 기여할 계획이다.
이범종 기자 smil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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