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이틀째 중원 공략…"사실상의 총선 체제"
정부여당의 초부자감세 기조에 '대국민 여론전' 맞불
2022-12-14 17:22:03 2022-12-14 17:22:03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14일 오후 충북 청주시 흥덕구 SK하이닉스 공장을 방문해 반도체 경쟁력 강화 지원을 위한 현장 간담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세종·충북=뉴스토마토 장윤서 기자] 민생 행보에 나선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이틀째 중원 공략에 나섰다. 전국 투어를 통해 당을 총선 체제로 전환하는 한편, 여론전을 통해 지지층을 결집하려는 의도로 분석된다. 
 
이 대표는 14일 세종·충북 지역을 찾아 경청투어를 이어갔다. 이 대표는 지난 13일부터 충청권을 돌며 ‘국민속으로 경청투어’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전날에는 천안 중앙시장, 대전 유성문화원에서 시민과 당원들을 대상으로 윤석열정부와 국민의힘의 예산안 방침과 검찰 수사 등에 대한 설명을 진행했다. 민주당은 국민의힘이 내년도 예산안에서 3000억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내는 슈퍼대기업을 대상으로 법인세 최고세율을 인하하는 방안을 담겠다고 하자, 반발했다. 민주당에 따르면 정부여당의 주장대로 3000억 영업이익을 내는 슈퍼대기업에 한해 법인세를 인하했을 경우 1년간 2조를 훌쩍 넘는 세금이 덜 걷힐 수 있다. 
 
민주당은 오히려 경제적 어려움이 가중되는 상황에서 슈퍼대기업이 아닌 중소·중견기업을 대상으로 한 법인세 감세를 추진하자고 역제안했다. 하지만 윤석열 대통령까지 법인세 최고세율 인하를 두고 “이번에는 꼭 처리되어야 한다”고 발언하면서 여당인 국민의힘은 민주당과의 협상에서 한 발도 물러서지 않고 있다. 
 
이에 민주당은 장외로 나가, 대국민 여론 호소전에 돌입하며 정부여당을 압박하는 전략을 택했다. 이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도 “정부여당의 초부자감세, 특권 예산에 대한 집착이 요지부동”이라며 “위기 상황에서는 고통을 분담할 필요가 있다. 더 큰 고통을 부담하는 다수의 약자들에 대해서는 강력한 지원 대책이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런데 고작 100여개 정도의 초거대기업과 수백명 남짓한 초부자들을 위한 첨문학적인 특권감세를 하려고 한다”며 “대다수의 국민과 많은 기업들의 고통을 더는 데 정부의 역량이 투입되어야 한다. 그게 정부가 해야 할 일”이라고 꼬집었다. 국민의힘은 법인세 최고세율 인하 외에도 3채 이상의 주택 보유자에 대한 세금을 폐지하자고 주장하고 있다. 또 주식양도소득세 부과 기준을 현행 10억에서 100억원으로 올리겠다고도 주장했다. 민주당은 국민의힘의 이런 주장이 ‘초부자’, ‘특권층’을 위한 감세 정책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민주당은 중소·중견기업 법인세 감면뿐만 아니라 소득세 최저세율 적용 대상을 확대하는 소득세법 개정, 월세 부담을 낮추는 조세특례제한법 개정 등 ‘국민 감세 3법’을 민주당 단독 수정안에 담겠다는 방침이다. 
 
여기에 이 대표는 윤석열정부가 주 52시간을 넘어 주 69시간을 일할 수 있도록 개정하도록 하고 문재인케어를 폐지하겠다고 밝힌 데 대해서도 날을 세우며 전선을 확대하는 모양새다. 앞서 윤 대통령은 지난 13일 국무회의에서 “정부가 의료 남용과 건강보험 무임승차를 방치하면서 대다수 국민에게 그 부담이 전가됐다”며 문재인케어 폐지를 시사했다. 또 윤석열정부는 주 52시간을 넘어 주 69시간을 일할 수 있도록 법을 개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에 대해 이 대표는 “문재인케어와 주 52시간제 폐기는 국민의 부담을 덜기 위한 핵심 민생정책을 뒤로 되돌리겠다는 것”이라며 “좋은 정책에는 정치적 색깔이 있을 수 없고, 상대 정책이라도 빌려 써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전임 정부의 정책이라고 해서 색깔 딱지를 씌워서 부정만 한다면 그에 따른 고통은 국민들의 몫”이라며 “국민이 맡긴 권력은 영원한 것 같아도 잠시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고 날을 세웠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를 비롯한 지도부가 13일 오후 대전 유성문화원에서 '찾아가는 국민보고회'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민주당이 이번 주부터 본격적으로 장외로 나서서 여론전을 펼치자, 이 대표가 방문한 지역구 의원들 역시 일정에 동행하면서 힘 보태기에 나섰다. 
 
이를 두고 정치권에서는 민주당이 중원을 시작으로 한 전국 순회를 통해 사실상 총선 체제로 전환한 것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온다. 이 대표를 보러 온 시민과 당원들이 몰린 당 행사 등에 참여하면서 ‘총선 대비’에 나섰다는 이야기다. 실제 전날 오전에 열린 천안 중앙시장에서 시민과 당원들을 만난 자리에도 문진석(충남 천안갑), 이정문(충남 천안병) 의원 등이 이 대표 곁을 지켰다. 또 오후 일정인 ‘찾아가는 국민보고대회’에서는 당 지도부 외에도 박범계(대전 서구을),  조승래(대전 유성갑), 박영순(대전 대덕구), 황운하(대전 중구), 홍성국(세종갑), 강준현(세종을) 등의 의원들이 나서서 윤석열정부의 예산안 방침과 검찰의 무리한 수사를 비판했다.
 
민주당은 장외 여론전을 이어가겠다는 방침이다. 당의 한 관계자는 “아직 구체적인 날짜가 결정된 것은 아니지만 다음 주는 강원도를 갈 예정”이라고 예고했다. 
 
세종·충북=장윤서 기자 lan4863@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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