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계현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장(사장)이 지난 8일(현지시간)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시 파운드리 공장 건축 현장을 방문, 빌 그라벨 윌리엄슨 카운티장에게 '삼성 하이웨이' 도로 표지판을 받고 있다.
[뉴스토마토 임유진 기자]
삼성전자(005930)의 대규모 투자가 속속 빛을 보고 있습니다. 미국의 한 주에 삼성전자의 이름을 딴 고속도로가 생기는가 하면, 미운오리새끼로 거둬들인 미국 오디오·전자장비 기업 하만이 기업의 구원투수가 되는 등 투자로 인한 가시적인 효과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도 이번 윤석열 대통령의 아랍에미리트(UAE)와 스위스 방문 일정에 경제사절단으로 동행하면서 미래 먹거리 찾기에 분주합니다.
16일 재계에 따르면 미국 텍사스주에 '삼성 고속도로'가 생겼습니다. 최근 경계현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장(사장)은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시에 들어설 삼성전자의 새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공장 건설 현장을 방문한 사실을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알렸습니다.
경 사장은 윌리엄슨카운티의 빌 그라벨 카운티장으로부터 '삼성 고속도로'라고 적힌 영문 도로 표지판을 선물 받았다면서 도로 표지판을 든 사진을 올렸습니다. 삼성전자의 새 파운드리 공장은 올해 완공될 전망인데요. 공장 완공 시점을 구체적으로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경 사장은 "올해면 팹(공장)이 완공되고 내년이면 그곳에서 미국 땅에서 최고 선단(Advanced·첨단) 제품이 출하될 것"이라고 소개했습니다.
앞서 삼성전자는 2021년 말 170억달러(한화 22조원)를 투입해 테일러시 윌리엄슨카운티에 새 파운드리를 짓기로 결정한 바 있습니다. 약 500만㎡(150만평) 규모로 조성 중인 공장은 2024년 하반기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업계에선 이 공장이 주로 5나노(㎚, 1㎚는 10억분의 1m) 공정에 주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삼성전자 서초사옥(사진=연합뉴스)
삼성전자가 거둬들인 전장(자동차 전기장치)·오디오 업체 하만도 미운오리새끼에서 구원투수로 거듭나고 있습니다. 삼성전자는 2016년 전장을 미래 먹거리로 낙점하고 하만을 80억달러(약 9조4000억원)에 인수했었는데요. 이는 이재용 삼성회장이 경영권을 물려받은 뒤 진행한 삼성전자 최대 M&A(인수합병)로 관심을 모았습니다.
하지만 인수 이후 하만 성적표는 그다지 별 볼일이 없었습니다. 영업이익은 △2018년 1617억원 △2019년 3223억원 △2020년 555억원으로 계속 감소하는 추세였습니다. 그러던 것이 하만의 사업구조 재편 등 조직 통폐합 후 2021년 영업이익 6000억원을 돌파했고, 지난해 매출 12조5000억원, 영업이익 7300억원 수준의 실적을 올린 것으로 추산됐습니다. 이는 삼성전자가 2016년 하만을 인수한 이래 최대 실적입니다.
하만의 성공에 힘입어 삼성전자는 신성장동력 발굴에 더욱 주력하는 모양새입니다.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도 "인수합병이 활성화돼야 서로 성장하고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고 밝힌 바 있어 M&A에 속도를 낼 것이란 관측입니다.
이재용 회장이 지난 14일부터 6박8일간 윤석열 대통령의 해외 순방에 동행하면서 새로운 먹거리로 어떤 사업을 점찍을지도 관심을 모읍니다. 현재 삼성물산은 UAE에서 바라카 원전 3·4호기를 건설 중입니다. 플랜트·5세대(G) 통신 등에서도 다양한 협력 방안을 논의할 가능성이 큽니다. 업계에선 지난해 이 회장이 복권 후 회장직에 오르면서 지휘체계가 공고해지고, 대규모 투자에 필요한 현금 역시 충분하다는 점에서 그간의 꾸준한 투자가 성과를 보이는 것으로 진단하고 있습니다.
임유진 기자 limyang83@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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